[亞부동산 위기]가격 하락하고 거래량 급감...'빨간불' 켜진 홍콩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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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1-0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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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가격 지난해 7월 최고점 찍고 5개월 연속 하락세

  • "향후 2년 안에 40% 이상 하락한다"

홍콩 고층아파트와 빌딩[사진=바이두]


#지난달 홍콩 샤틴 지역의 한 주택은 4년 전보다 약 8% 낮은 1300만 홍콩달러(약 18억6459만원)에 거래됐다.

#1년 전 가오룽완 지역의 아파트를 구매한 첸모 씨는 433만 홍콩달러(약 6억2000만원)에 이 아파트를 팔았는데, 이는 일주일 전 거래가보다 8.8%, 1년 전보다는 16%나 하락한 것이다.

지난 수년간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집값을 자랑하던 홍콩 부동산 시장이 최근 강력한 한파를 맞고 있다. 거래 침체와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버블 붕괴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12월 홍콩 주택 판매 2060채··· 전년 대비 61%↓ 

홍콩의 기존주택 가격을 보여주는 센타시티선행지수(Centa-City Leading Index)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홍콩 주택가격지수는 174.37로 전달에 비해 1.7포인트 하락했다. 앞서 11월 월간주택가격지수는 366.3으로 전월 대비 3.5% 하락하며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홍콩의 주택가격은 2016년 4월 이후 28개월 동안 상승해 2018년 7월 최고점을 찍은 후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각각 0.05%, 1.27%, 2.56%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는 2008년 이래 최장기간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12월 월간 지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재 추세로 봤을 땐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홍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조짐은 뚜렷하다.

홍콩특별행정구 토지등록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홍콩 주택 판매량은 2060채로 전년 동기 대비 61% 급감했다고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이 최근 보도했다. 이는 전달 2635채에 비해서도 21%나 줄어든 것이며,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다.

아파트 시장도 경직된 상태다. 차이신은 “홍콩 아파트 매매 계약 건수는 지난해 6월 정점을 찍은 뒤 여섯 달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12월 계약 건수는 2017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올해 전망 더 어두워··· "부동산 가격 최대 10% 하락"  

이처럼 홍콩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매서운 칼바람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본토 경제 둔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영향 탓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말 연준은 기준 금리를 인상했고, 홍콩 금융관리국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높인 2.75%로 조정한 바 있다. 홍콩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에 연동하는 고정환율제를 적용하고 있어 미국의 기준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 등 부채가 있는 가계의 상환 부담을 높여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며 “홍콩의 가계부채 규모는 세계 5위 수준으로 금리 인상에 그만큼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해 전망이 더욱 어둡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국가가 토지를 소유하고 개인에게 토지사용권을 부여하는 홍콩의 '토지공공임대제' 등 정부의 강한 부동산 규제정책은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며 “올해 홍콩 부동산 가격이 최소 5%에서 최대 10%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야오차이(耀才)증권도 향후 2년간 홍콩 주택 가격이 무려 4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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