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새해에도 여전한 중국의 통제,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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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01-08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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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저우펑쒀 트위터 캡처]


2019년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사를 통해 개혁·개방 가속화의 의지를 밝혔다. 시 주석은 “올해는 기회와 도전이 함께 있을 것이며 중국의 문은 더 활짝 열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새해에도 글로벌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통제는 여전히 강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의 문이 열리는 만큼 당국의 간섭 또한 더 심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적인 구인·구직 사이트인 링크트인(LinkedIn)이 중국 인권운동가의 프로필을 삭제했다가 거센 비난 여론에 부딪혀 이를 복원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링크트인은 지난 2일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의 지도자 중 한 명인 저우펑쒀(周鋒鎖)에게 그의 프로필을 삭제했다고 통보했다. 링크트인은 “프로필의 특정 내용 때문에 이를 삭제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강력하게 지지하지만, 우리는 중국에서의 영업을 위해 중국 정부의 요구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최근 저우펑쒀가 톈안먼 시위를 언급하며 링크트인에 올린 글이 문제가 됐다. 

톈안먼 시위는 1989년 6월 4일 중국 베이징(北京)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다. 당시 중국 정부가 시위에 참가한 학생과 시민 100만여명을 무력으로 진압해 중국 인권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자주 등장한다.

저우펑쒀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프로필 삭제 사실을 알리며 글로벌 기업들을 향한 중국 당국의 검열과 통제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산주의 중국의 검열이 미국 실리콘밸리로 확산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사랑한다고 외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중국의 눈치를 본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검열 강도는 시진핑 집권 이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이 한층 강화되면서 당국의 단속에 앞서 콘텐츠를 사전 검열해주는 이른바 ‘검열 공장(censorship factories)’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사회 안정에 방해된다고 판단될 경우, 어떤 콘텐츠라도 통제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집권체제에 불리한 콘텐츠만 집중적으로 검열·통제되고 있다. 사회 안정보다는 공산당 체제 유지를 위해 통제하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의 검열과 통제,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되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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