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키워드는 협업…대기업, 전방위 이종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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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1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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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VR 헤드셋 'HMD 오디세이 플러스' 현대차에 도입

  • 中 맹추격에 삼성SDI-LG화학-SK이노 등 경쟁업체도 동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 [사진=연합뉴스]


"3차 산업혁명은 경쟁이 키워드였지만 4차 산업혁명은 협업과 상생이 중요하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보아오포럼 서울회의에서 이같이 강조한 바 있다. 권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엄청난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정 회사나 국가 혼자서 연구한 방법으로는 다양한 혁신에 대응이 어렵다"며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제안했다.

실제로 재계에는 최근 협업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룹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컬래보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는 것. 타 기업의 기술을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 조직 문화를 뜻하는 'NIH(Not Invented Here) 증후군'은 이제 옛말이다.
 

[이미지=아주경제 편집부]



◆삼성전자-현대차, 손맞잡고 IT와 자동차 융합 꿈꾼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재계 1, 2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다. 삼성이 1990년대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동안 소원했던 두 회사는 최근 어느 때보다 긴밀한 호흡을 바탕으로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가상현실(VR) 헤드셋 'HMD 오디세이 플러스'를 신차 개발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지난달 삼성전자는 현대차의 주력 계열사인 기아자동차와 제휴 마케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내년 초 삼성전자는 기아차 고객에게 최적화된 사용환경을 제공하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에는 기업 맞춤형 솔루션 '녹스 커스터마이제이션'과 통합 모바일 고객 애플리케이션 '기아빅' 테마가 적용될 예정이다. 같은달 국내 출시된 현대차 'i30 N 라인'에도 삼성전자 오디오 계열사 하만 인터내셔널의 제품이 채택되기도 했다.

양사는 제품 조달 관계를 넘어서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에도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KT와 함께 경기 화성시에 설립된 국내 최초 자율주행 실험도시 'K-시티' 준공식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KT가 5G 통신망을 담당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3.5㎓(기가헤르츠) 대역 5G 네트워크 장비를, 현대차는 차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맡았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라이벌의 합종연횡도

경쟁 관계였던 업체들의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차세대 배터리 펀드 결성 및 R&D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3사는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차세대 배터리 원천기술 확보와 2차전지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이 어제의 적과 손을 맞잡은 것은 중국의 맹추격 때문이다. 공동 기술혁신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또한 지난해 말 시작된 LCD(액정표시장치) 공급망 관계를 내년에도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지난해 43형 패널을 시작으로, 올해에는 65형 패널 중심으로 수급받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공급량이 40~5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 간 융합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대두되는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단순한 기술 우위보다 외부와의 링크가 더 큰 가치를 가져오는 네트워크 시대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국내 기업도 이제는 복합적인 문제 해결 해법을 제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주목하고 있다"며 "M&A, 단순 기술 협업 위주의 공동 R&D, 한쪽 방향으로 역량이 이동하는 아웃소싱이 아니라 내부 자원의 외부 공개·공유를 통한 확장 개념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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