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성신제 대표 "내가 먹지 않는 음식을 손님한테 어떻게 팔아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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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18-12-1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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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993년에 피자헛 넘기고 주머니에 320억…현재는 실패의 아이콘으로

  • - "'항상 나는 된다'는 신념 가지고, 조금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치킨?피자?고기? 다양한 음식들이 생각날 텐데요. 만약 여러분이 좋아하는 음식을 매일 먹는다고 하면 질려서 몇 년 동안은 “먹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상황이 생겨날 수 있을 텐데요.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성신제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자신이 만드는 음식은 매일 먹었다고 합니다. 어떠한 이야기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번 성신제 대표의 2부 인터뷰에서 궁금증을 풀어나가 보세요!
 

[사진= 김호이 기자 ]


Q.예전에 피자를 할 당시 피자를 매일 먹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A. 그럼요. 저는 지금도 한 가지 원칙이 있는데 “음식점에 들어가서 거기 주인이 자기들이 파는 음식을 자기들이 안 먹는 거 같다” 하면 저는 그 식당에서 식사 안 해요. 왜냐, 주인도 먹지 않는 음식인데 남한테 파는 음식을 어떻게 먹어요.

옛날에 웃기는 일화가 있었는데 모 라면회사 회장이 집에 들어왔는데 아이가 라면을 먹고 있었어요. 그걸 보고 “어떻게 우리 아이한테 라면을 먹이느냐”며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를 엄하게 꾸짖고 말썽이 난적이 있어요.

그러면 그게 뭐예요? 자기 아이한테 먹일 수 없는 음식을 국민을 상대로 판다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이 회사 라면은 “먹으면 안 되겠구나”했죠. 마찬가지로 나는 내가 만드는 피자에 관해서는 절두철명하게 자신 있게 만들었어요.

당시에 주방 안에 직원들에게 항상 보라고 [나라면 먹겠는가]라는 문구가 써있었어요. 당신이 안 먹을 음식 같으면 아예 만들지도 말고 팔지도 말고. 그래서 그 당시에 동창회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이후에 피자를 제일 많이 먹은 정치학도라는 말이 있었어요. 이태리 어느 누구도 나처럼 피자 많이 먹은 사람 없을 거예요. 왜? 하루에 한판은 꼭 의무적으로 먹으니까 (웃음)

Q, 그렇다면 케이크도 매일 매일 드시나요?

A. 그럼요, 이 케익을 매일 매일 만들어 놓는데 이게 과연 맛이 있느냐, 없느냐 제대로 만든 거냐 상한 거냐 아니냐 하는 건 어떻게 판단해요? 먹어봐야 알잖아요.

[사진= 성신제 대표 ]


Q. 만들고 나서 버린 적도 많이 있나요?

A. 그럼요 엄청 많죠, 버릴 때 아깝죠. 그런데 이게 소비자의 입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안 버릴 수 없는 거예요.

Q. 사업에 있어서 가지고 계신 신념이 있나요?

A. 요즘 워낙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까 여러 가지 비상식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도는데 저는 사업을 하려면 다 잊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최근에 워라밸이라는 말도 있더라고요. “자기 생활하고 밸런스를 맞춰라” 라는 얘기인데 저는 사업을 할 때 일부로라도 밸런스를 안 맞춰요.

밸런스를 맞출 여력이 있으면 사업하는데 100% 다 써요. 그렇게 승부를 걸어야지, 그렇게 승부를 걸지 않으면 이런 어려울 때에 일어날 수 없어요.

물론 IT나 컴퓨터 쪽에서 특출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해서 일어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외식업에서는 사실 “이거 기가 막힌 음식이다” “지금까지 이 땅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음식이다” “음식을 창조했다”라고 하기 전까지는 쉽지 않아요. 그런데서 살아남으려면 오너가 자기의 모든 걸 다 던지고 해야지 적당히 하고 적당히 즐기고 하면 아예 할 생각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Q. 성신제 대표의 경우 약 10번 이상의 실패를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린 일이 아닌 창업의 길을 걷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어느 방송에서 보니까 실패해서 넘어진 사람을 실리콘밸리에서는 팰콘 이라고 하더라고요. 창업을 해서 자기의 모든 걸 받쳐서 한번 일을 일으켜봤던 사람은 직장 안에 들어가서 일을 하거나 할 수가 없어요. 망하고 난 다음에도 여러 군데에서 요청들이 있긴 했어요.

“아 저 사람이 성공했을 때의 경험들을 자기들이 사서 조직에 들어오면 조직에 도움이 되겠다” 했는데 자기가 맨 손으로 일으키고 부딪혀서 일어났던 사람은 다른 걸 못해요. 왜? 엄청나게 가슴이 뜨거웠던 사람이 차가워져버리는 거거든요.

흔히 사업을 하려면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워된다고 하는데 저는 불행하게도 가슴도 뜨겁고 머리도 뜨거웠어요.

그래 가지고 성공과 실패를 밥 먹듯이 하면서 오늘까지 흘러왔는데 그게 소위 젊은 가슴을 화산처럼 불태우는 거였어요.

근데 그걸 좋아하지 않는다 하면 하지 말고 그게 있으면 정말로 그 사업을 하기를 권해요. 물론 사업을 하면 솔직하게 성공률이 10%도 안 되고 거의 대부분 실패하기 마련이예요.

그러나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그런 뛰는 가슴이 있으면 그걸 사업을 하면서 소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성신제 대표가 생각하는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이제 와서 한 10번 정도 들어 먹고 난 다음에 매일 생각하는 건데 묘하게 10번 했던 사업에 다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그게 바로 준비 과정인데 준비 과정은 길면 길수록 좋아요. 근데 이게 별거 아닌 거 같아도 100이라는 자본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데 거기 들어가는 투자금이 한달에 10이라고 하면 열흘 투자하면 100 들어가는 거잖아요.

거기에서 자기가 생각하고 기획해보고 현장에 나가서 현장 분위기를 보고 하는데 투자하는 시간이 과연 몇 이나 되는가 나중에 정산해보면 별로 안 들어요. 그런데 저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급해서 서둘러서 사업을 시작해요.

그렇게 해서 문을 열고 시작이 되면 엉성한 준비과정에서 생겼던 문제점을 고칠 수 없이 그대로 흘러가게 되어 있어요. 그렇게 함으로써 생기는 손해가 엄청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금 투자는 자기 생활비하고 교통비하고 걸어 다니는 활동비 밖에 없어요. 그걸 아끼기 위해서 서둘러 문을 열면 그거에 몇 10배에 달하는 투자가 헛 것이 되는 거예요.

Q. 성신제 대표가 우리나라의 실패의 아이콘으로 불리는데 얼마나 실패를 하셨던 건가요?

A. 제가 93년도에 피자헛을 넘기고 난 다음에 주머니에 있던 돈이 320억이었어요. 요즘 시세로 따지면 한 3000억 4000억 되는데 그 후에 몇 번의 과정을 거치면서 투자했던 게 넘어지고 새로 시작했던 거 넘어지고 해서 결국은 다 넘어가고 지금 그래서 이렇게 골방에 나와 앉아 있잖아요.

그런데 그러면 “당신 그렇게 말아 먹고 난 다음에 후회나 그런 것들이 엄청나지 않았겠느냐” 하는데 사실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에는 대부분의 재벌 2세 3세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선후배들 중에 무역업들이 많으니까 IMF 이후에 상당히 많은 재벌 2세 3세들이 거의 다 파산하고 넘어간 거예요. 일부는 국외로 도망갔어요.

근데 그때 챙겨서 튀지 않고 무언가를 하려고 그랬느냐 하면 첫째로 이 땅에 태어나서 집안에 아무것도 없었어요. 제가 사업해서 일으킨 건데 그렇게 돈이 있다고 하니까 사방에서 사업을 소개하겠다는 사람이 하루에도 몇 건씩 들어왔어요.

근데 대부분이 “ 여기에 땅 사 놓으면 큰 재산 될 거다” “여기 건물사라”는 부동산 관련 사업이었는데 내가 돈 좀 벌었다고 이걸로 땅 사 놓고 건물 사 놓고 사체 비슷하게 돈 들여서 이자 받고 편하게 살겠다고 하는 것은 부도박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요즘 들어서 주위에서 “봐라, 너 그때 땅 사놨으면 지금 논했단 말이지” 그러는데 “글쎄, 그렇게 사는 것도 한 인생이고 나처럼 엎치락뒤치락 진흙 밭에 뒹구는 것도 인생이고”

그렇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내가 그때 그 돈을 가지고 고급차 타고 다니고 빌딩 사놓고 땅 사놓고 그렇게 했다면 내가 만족하고 살았을까 라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았을 거예요. 나는 조금도 후회를 안 해요.

Q, 성신제 대표만의 실패 극복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남들이 볼 때는 “뒤에 숨겨놓은 돈이 있으니까 극복했느니 하는 거지, 10원 하나 없는데 뭘 긍정적으로 일어나 말도 안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진짜 돈이 없었어요.

이 예로 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암수술을 제일 많이 받은 사람 일거예요. 수술을 하면서도 의사가 “이거 머리뚜껑 열고 해야 되는데 뚜껑을 열고 수술을 하면 못 깨어날 가능성이 많다”면서 “이제는 나이도 고령이고 지금까지 전신마취를 너무 많이 받았기 때문에 영원히 못 깨어난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의사한테 “아니, 수술 받으면 못 깨어날 수 있고 수술 안 받아도 지금 상태로 꼴딱 꼴딱하다가 죽을 상태인데 ”그러면 받아야죠” 그러니까 나는 웃으면서 “수술을 받겠다.”하고 수술을 받았는데 그때 의사가 “그렇게 수술을 많이 받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극복해내느냐, 회복이 어떻게 그렇게 빠르냐” 해서 “항상 나는 된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조금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웃으면서 할 수 있고 지금도 웃고 있다“ 그랬더니 의사가 ”그게 제일 중요한 자세인 거 같다“고 그랬어요. (웃음)

[사진= 성신제 대표 제공 ]


Q. 최근 많은 사람들이 50대~60대에 퇴직하면 치킨집 한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에 대해서 성신제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많아요. 그래서 요즘 지금 이 나이에 이런 입장에서 국가를 위해 내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가장 가치 있는 일일까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지난번에 실패박람회라는 행사에서 강연을 해보고 난 다음에 그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예를 들면 내가 내 사업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뛰는 것이나 그때 그때 찾아오는 젊은이들 또는 어려운 자영업자들한테 얘기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거의 정리가 됐어요.

틈 나는 대로 젊은이나 자영업자나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내 경험을 공유하는 게 이 사회를 위해서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내 경험을 압축해서 공유해주고 싶어요.

[사진= 성신제 대표 제공 ]


Q. 성신제 대표 인생에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A. 옛날에 아들한테 그런 걸 써줬더니 “아빠 왜 고리타분한 그런 얘기를 하느냐”고 그러더라고요. (웃음)그때 내 좌우명이 최선, 최강이었는데 나는 항상 일을 할 때 최선을 다해요.

내가 고등학교는 경기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지금으로 따지면 과학고나 그런 곳이에요. 그 당시에 그런 환경을 가진 사람이 0.1%정도의 레벨이었는데 그러니까 거기 다니는 학생들의 머리는 완전히 구름 위에 떠있는 거예요.

그래서 나오기만 하면 기가 막힌 직장을 다니거나 기가 막힌 사회적인 대접을 받는 걸로 인식이 되어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의 입장에서 피자가게를 한다고 하면 피자 만들고 옆에서 설거지하고 손님 오면 음식 배달하는 것이 그 당시의 사회분위기였어요.

그때 소문이 나니까 상당수의 고객들이 피자를 먹으러 온 게 아니라 “진짜 하는 거야?” “쇼 하는 거 아니야?”하면서 째려보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나는 항상 설거지를 하더라도 누구 못지않게 깨끗이 하고 빨리하면서 하는 일에 보람을 느껴요.

Q. 마지막으로 실패를 두려워하며 도전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사람이 실패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뒤집어보면 아무것도 안했다는 얘기예요. 아무것도 안하고 어떻게 인생을 살겠다는 얘기예요?

아무것도 안하고 실패를 하지 않으려고 살면 그냥 직장에 들어가서도 적당히 눈치 보면서 “그저 목이나 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고 살아가는 거예요. 그렇게 비루하게 살기는 싫으면서 실패가 무서워서 도전하지 않으려고 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은 나라님도 해결을 못해줘요. 스티브잡스가 아니라 그건 스티브잡스 할아버지가 나와도 해결 못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


여러분 이번 성신제 대표의 2부 인터뷰 어떠셨나요? 저는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도전은 나이와 상관없고, 늦은 때란 없다는 걸 느꼈는데요. 이번 성신제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용기를 얻고 도전을 하는 여러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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