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자금 출처?…"3억원 이상 주택 매입시 상속·증여금액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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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12-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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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경기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 조준

  • '금수저 미성년자' 조사 탄력 전망

서울시내에 빽빽히 들어선 아파트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이달 10일부터는 서울과 경기 과천·분당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주택을 매입해 실거래 신고를 할 때 자금조달 및 입주 계획서에 증여·상속금액을 기재해야 한다. 또 주택담보대출 여부 및 기존 주택 보유 여부도 신고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오는 10일부터 시행된다고 3일 밝혔다. 주택 매입 시 부모로부터 지원받은 거액의 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탈세하는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실제 강남 부유층의 경우 자녀들의 결혼 등을 계기로 주택 매수자금의 일부를 세금을 내지 않고 편법 증여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되어 왔는데, 이번 조치는 이 같은 방식의 편법·불법 증여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과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재건축아파트나 재개발대상 단독·다세대 주택 등 개발 기대감으로 시세차익 가능성이 높은 부동산을 자녀 명의로 사들이는 경우는 집중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대출규제에 이어 현금 자금조달에 대해서도 자금 출처 조사를 강화하면 투기적 자금유입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행규칙은 자금조달계획서의 자기자금 기재 내역에 증여·상속 항목을 추가했다. 차입금 등에는 기존 금융기관 대출액에 주택담보대출 포함 여부와 기존 주택 여부 및 건수 등도 밝히도록 했다.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주택 매입 시 자금조달 및 입주 계획서 제출 의무화는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고가 주택 구입자가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증여나 상속을 받았는지 등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까지는 부모로부터 지원받은 돈을 '현금 등 기타' 항목에 기재해왔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식 개정은 일부 작성 항목을 구체화하고, 주택담보대출 현황 파악 및 제도 운영상 발견된 미흡한 부분을 정비하는 것으로, 개정을 통해 자금조달계획서의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서식 개정으로 정부의 '금수저 미성년자'에 대한 조사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주택 매입자가 증여·상속 여부를 직접 밝히면서 국세청의 세무조사 또한 용이해질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 국세청은 미성년자가 보유한 주택, 주식 자료를 바탕으로 상속·증여세 신고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주택 보유·부동산 임대업자, 고액예금 보유자 204명을 대상으로 세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들이다. 4살짜리 유치원생이 아파트 2채를 4억원에 증여받은 사례 등이 적발되면서 증여·상속에 대한 보다 엄격한 조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금조달계획서에 주택담보대출 포함 여부, 기존 주택 보유 여부 등도 표시해야 한다. 지난 9·13 대책 이후 규제지역에서 주택 2채를 소유한 경우 주담대가 금지되고 있다. 1주택자 또한 이사 등의 실수요 목적이 아니면 주담대를 받을 수 없다.

개정된 주택취득 자금조달 및 입주계획서 신고서식은 이날부터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및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금조달계획서를 통해 불법이 의심되는 거래 사례를 찾아내고, 국세청에도 통보해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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