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길 위의 나라' 연출자, 이석준을 만나다

김호이 기자입력 : 2018-11-27 13:50
- 임시정부수립 100-1주년 '길 위의 나라' 공연 연출자 이석준 인터뷰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 혹시 내년이 어떠한 해인지 알고 계신가요? 바로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년이 되는 해인데요. 이를 기념해 임시정부수립 100-1주년 <길 위의 나라>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길 위의 나라> 공연의 연출을 맡은 이석준 연출의 인터뷰입니다.
 

[사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제공/ 이석준 연출 ]


Q. 감독님은 매우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스타 연기자이자 연출가로 알고 있는데 임시정부 관련 공연을 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이번 <길 위의 나라>를 진행하게 된 건 예술감독이신 이혜경 교수님과 친분이 있었는데 임시정부와 관련된 공연을 준비하신다는 걸 오래 전부터 들었어요. 처음에는 제가 배우로 참여하기로 했었는데 교수님께서 어느날 “이와 관련 되서 공부도 많이 했으니까 연출로 참여하는 게 어떠냐”는 제의를 받고 도와드리는 입장에서 참여를 하게 됐어요.

Q. 임시정부 관련 인물 중에서 감독님께서는 어떤 분을 가장 좋아하시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어떠한 한 분을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긴 한데 이번 공연의 서사는 여성중심 서사가 많았어요. 임시정부를 생각하면 백범 김구나 윤봉길 의사 그리고 역사적인 큰 사건을 일으킨 남자인물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번에 작품을 준비하고 공연을 하면서 들여다 본 이후로는 여성분들도 남성분들 못지않게 어마무시한 일들을 많이 하셨다는 걸 알게 됐어요.

독립운동가를 메주 하는 입장에서 직접 뛰어든 사람들도 많고 요즘 시대보다 훨씬 더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 여성의 힘을 많이 느낄 수 있어서 여성인물들을 많이 좋아하게 됐어요.

Q.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의 뿌리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데, 감독님은 임시정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사실은 무관심 했었다고 생각하고 제가 잘 몰랐었어요. 저는 일반인들과 똑같은 심정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잘 몰랐었고 그리고 제가 이정도로 모르고 있었나 라는 개인적으로 비참한 생각이 들 정도로 죄송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너무나 많은 분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하셨고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서 준비를 많이 하셨는데 100년 밖에 지나지 않은 이 시대의 사람들은 임시정부가 세워지게 만들어주신 분들에 대해 단 한명도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부끄러운 생각을 많이 갖게 됐어요.

Q. 이번 연출을 하시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극히 일부이고 너무 껍데기만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 면면이 깊이 있고 심도 있고 그들의 삶도 지금의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나라를 잃은 불행함을 갖고 있지만 그 속에서 나라를 찾고자 하는 진실 된 의지와 삶의 의지 이런 것들이 저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던 거 같아요.

Q. 이후 독립운동가나 혹은 임시정부 관련한 작품을 다뤄보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어떤 인물 혹은 내용을 다루고 싶으신가요?

A. 이번 작품은 정말 많은 분들의 회고록을 중심으로 만들었어요. 한두 명이 아니라 몇 십 명에 다다르는 그 분들의 회고록을 발췌한 건데 만약에 다시 독립운동가에 대한 내용을 다루게 된다면 다음에 할 때는 정기적인 프로젝트로 할 수 있다면 정정화,이은숙.김효숙 이런 분들처럼 여성분들이 중심이 되는 그 분들의 일대기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살았나를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사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제공/ 길 위의 나라 공연 사진]


Q. 이번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와 공부를 하셨나요?

A. 극히 짧아요. 왜냐면 제가 공연에 뛰어든 게 3~4주 정도 밖에 안됐는데 그 안에 너무나 많은 방대한 자료들을 봤고 실제로 이틀 공연한 것까지 합해서 자료를 보고 쓰고 넣고 대사에 참가시킨 것들이 제가 알고 공부한 것들에 10분의 1 정도 밖에 안돼요. 근데 제가 보고 배운 것들은 봐야 되는 것에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실제로 공연 때 보여 졌던 것들은 내용들의 100분의 1 정도도 안 될 거예요.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Q. 최근에 연출한 뮤지컬 ‘신과함께 가라’는 어떤 내용인가요?

A. 그건 조금 되긴 했는데 독일 영화가 원작인 뮤지컬이에요. 독일에서 굉장히 유명한 영화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개봉한 적이 없어요. 남자 수도사 4명이 규범집을 들고 이탈리아에 있는 본원까지 간다는 내용인데 수도원에서 같이 나왔던 순수한 4명의 남자 수도사가 새로운 수도사로 이동해가면서 세상과 접하게 되고 거기서 삶의 지혜를 얻는다는 그런 내용이에요.

Q. 이석준 감독의 집안이 연기자 집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인 추상미씨도 유명 연기자고요. 돌아가셨지만 추송웅 선생님도 엄청난 연기자였다고 얘기 들었어요. 부인 추상미 씨도 배우에서 감독으로 직업을 확장하셨는데 최근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라는 다큐극을 연출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한국전쟁 때 한국 고아 1500명이 폴란드로 보내진 사건을 다룬 충격적인 내용인데 얼마 전에 개봉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내용도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A. 저희 이씨 집안은 연기자가 없고 제 아내의 추씨 집안은 연기자 집안은 맞죠. 아버님도 굉장히 유명한 연기자이셨고 저희 장모님도 배우이셨고 와이프도 20년 가까이 굉장히 훌륭한 배우로 지내왔고 이번에 감독으로 데뷔했는데 추상미 씨가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재능이 많아요.

그래서 무언가 스스로 창조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영화에 뛰어들었고 그러다가 우연치 않게 ‘폴란드로 간 아이들’에 대한 실화를 접하게 됐어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폴란드로 직접 가서 리서치 작업을 하던 도중에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든 게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고요. 그 과정에서 실제 폴란드 교사들이 전쟁고아 아이들을 위탁교육을 받아서 그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쳐서 키웠다는 내용이고 그 과정 속에서 종교, 피부색, 쓰는 언어가 달라도 누군가를 진정하게 사랑하는 마음은 어디나 똑같다는 주제를 담고 있고 그게 영화로 만들어질 때 담길 생각입니다.

Q. 어떻게 보면 이번 <길 위의 나라>도 그렇고 추상미 씨의 <폴란드로 간 아이들>도 그렇고 역사의 아픔을 다룬 영화인데 원래부터 역사의 아픔에 대한 관심이 많으셨나요?

A. 둘 다 그렇지는 않았었던 것 같아요. 사실 추상미 씨는 영화를 하고 싶었고 저는 배우로 살고 싶었던 사람인데 배우로 20년 넘게 생활을 하다 보니까 무대에 선다는 것에 책임감이 들기 시작했어요. 책임감이 들었던 부분들을 표출해내려고 하다 보니까 배우를 넘어서서 연출에 눈이 들어와서 연출을 기획했던 건데 하다 보니까 이제 정말 해야 될 시기가 온 거 같아요.

예를 들면 예전에는 개개인의 문제, 삶의 문제, 잘 살 수 있는 문제, 지금 내 고통에 대해 얘기를 했다면 이제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내가 잘살려면 내가 속한 곳이 잘되어야 될 것 같고 내가 속한 곳이 잘되려면 내가 속한 곳의 가장 큰 거대한 곳이 나라이다 보니까 내 뿌리를 찾게 되는 시간이 있는 거 같아요.

추상미 씨도 진짜 우리의 뿌리,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되는가라는 것을 들여다보면서 찾다 보니까 지금 가까이 국경이 붙어 있는데도 돌보지 못하고 있는 내 이웃, 내 가족, 내 친족이 만나지도 못하는 일반적인 선에 그어가지고 말도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그래서 거기에 관심을 갖게 됐고 저 같은 경우도 이 나라의 뿌리 그리고 이 나라를 세우고자 했던 사람들, 내 존재, 이것은 누구로부터 비롯됐는가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니까 자연적인 귀결점인거 같아요.

임시정부라서 그런 게 아니라 나라를 만든 분들, 이 나라가 분단되게 만든 분들 이런 분들에 대한 책임의식 그리고 우리가 알아야 되는 그런 의무감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Q. 주로 집에서도 가족들과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편이신가요?

A. 추상미 씨는 많이 해요. 그 분이 원래 말하는 걸 좋아해서 자신이 준비하는 것들을 누군가에게 들려줘야 되요. 그래서 그걸 제일 많이 듣는 게 저고요. 저는 사실 머릿속에서 완전히 정리가 되면 얘기를 하는 타입은 아니고 말을 아끼는 편인데 그래서 주로 추상미 씨의 얘기를 많이 듣고 제가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에요.

Q. 앞으로 어떠한 연출을 하거나 어떠한 영화를 만들어나갈 계획이신가요?

A. 추상미 씨는 만들고 싶어 하는 영화가 아주 정확해요. 통일에 관한 얘기이건 임시정부에 관한 얘기이건 좀 더 거국적인 사람과 사람이 사는 세상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시고 저 같은 경우는 언제 다시 연출을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계속 연출을 하게 된다면 그리고 계속 배우로 살아간다면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얘기를 할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은 게 제 꿈이에요.

Q. 앞으로 이석준 연출가는 어떠한 작품을 만들고 싶고 이석준 연출가의 작품을 통해 세상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싶으신가요?

A. 연출이 보이는 것보다 그 스토리가 보이는 작품을 할 수 있는 연출가가 되고 싶어요. 스토리에서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고 그 사람을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다면 저에게는 가장 큰 소원이 이루어지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자신의 작품을 통해 세상에 이로운 영향을 주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나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나를 배제한 스토리는 대부분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시대에 내가 살고 있는 곳 그리고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야 되는가 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거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


여러분 혹시 이번 이석준 연출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저는 이번에 공연을 관람하고 이석준 연출과 인터뷰를 하면서 입시정부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여러분들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임시정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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