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 칼럼] 2019년 세계경제를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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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입력 2018-11-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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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리스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각 연구단체에서 2019년 국내외 경제를 전망하는 자료를 내놓고 있다. 여기서 초점은 네 가지 정도이다. 첫째, 2009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세계경제 확장국면이 2019년에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둘째, 일부 선진국 중앙은행이 내년에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인가? 셋째, 달러가치 상승 추세가 2019년에도 이어질 것인가? 넷째, 이러한 글로벌 경제 환경이 한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이에 대한 필자의 답은 다음과 같다. 2019년에 세계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고 물가는 점차 안정되면서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이다. 하반기에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완화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달러가치는 하락할 전망이다. 수출이 위축되면서 한국 경제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이다.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2009년 세계경제는 0.4% 마이너스 성장했다. 세계경제가 역성장을 한 것은 1982년 이후 처음이었다. 선진국 중심으로 경기가 침체에 빠진 이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과감한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세계 경제는 2010년에 5.4% 성장하면서 빠르게 회복되었다. 2010~17년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3.9%로 금융위기 전 10년 평균성장률인 4.0%에 근접했다.

그러나 2018년 하반기 들어 주요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09년 선진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때도 9.2%나 성장하면서 세계경제 확장을 견인했던 중국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 투자 중심으로 성장 과정에서 기업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60%를 넘어설 정도로 기업이 부실해졌다. 중국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소비 위주로 안정 성장 국면에 접어들겠지만, 그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본과 유로존 경제도 하반기 들어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경제는 올해 1분기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세계 GDP의 24%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경제만 아직도 높은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성장률도 올해 2.9%를 정점으로 앞으로 2년 정도는 낮아질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효과가 점차 줄어들면서 기업 투자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의 확장 지속 여부는 GDP의 70%인 소비가 계속 증가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올해 들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월 이후에는 주가도 급락했다. 가처분소득의 100%가 넘는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하면서 7월보다 0.2% 포인트 낮췄는데, 미국 경제마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 그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

경기확장 국면 후반에서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물가가 오른다. 올해 들어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섰고, 유로존 물가상승률도 거의 2%에 근접하고 있다. 2018년 중국 등 신흥시장 물가상승률도 지난해보다는 높아졌다. 그래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속적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인플레이션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독일을 선도로 2019년 상반기에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성장 둔화로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질 전망이다. 10월 이후 국제 유가가 30%나 급락했다. 이는 내년 세계경제성장의 둔화를 미리 알리는 신호이고, 유가 하락은 다시 물가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2019년 하반기 이후에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방향을 완화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리면서 미 달러가치(블룸버그 달러지수 기준)가 올해 6% 정도 상승했다. 2017년에 달러가치가 10% 하락한 것과 비교해보면, 하락 추세에서 일시적 상승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내년 어느 시점에서 미국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 달러가치는 다시 떨어질 것이다. ‘트럼프의 적은 의회이다’라는 말이 시사하는 것처럼, 하원에서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과다한 정부 지출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연방기금금리를 5.25%에서 거의 0%까지 내리면서 통화정책을 펼쳤는데, 현재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연준의 통화정책도 한계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가치 하락을 유도해 대외 부문에서 수요를 부양하려 할 것이다. 달러가치 하락 폭이 깊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한국 경제 전망도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2.6~2.7%)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는 연구단체는 거의 없다. 한국 기업의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가운데, 높은 부채를 가지고 있는 가계가 소비를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다가 올해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수출도 내년에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하반기 이후 확장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세계 경제가 2019년에는 수축국면에 접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상대적 원화가치 상승도 수출의 가격 경쟁력을 낮출 것이다. 2019년은 정부와 중앙은행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 한 해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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