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 ‘세기의 대결’서 우즈 잡았다…4차 연장서 ‘101억원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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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8-11-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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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 달러의 주인공이 된 필 미켈슨(오른쪽)과 미소 짓고 있는 타이거 우즈(왼쪽).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이미 어둠이 내려앉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 코스(파72) 18번 홀. 4차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역사에 남을 ‘세기의 라이벌’ 대결. 마지막 웃은 건 필 미켈슨(48‧미국)이었다.

미켈슨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를 꺾고 900만 달러(약 101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미켈슨은 24일(한국시간) 우즈와 1대1 매치플레이 이벤트로 열린 ‘캐피털 원스 더 매치 : 타이거 vs 필’ 경기에서 연장 4번째 홀까지 가는 숨 막히는 접전 끝에 최종 승자가 됐다.

이번 매치에는 9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는데, 승자가 이 상금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 독식 경기였다. 미켈슨은 4차 연장에서 짧은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며 두둑한 상금과 함께 자존심도 챙겼다.

우즈와 미켈슨은 과거 전성기 시절부터 앙숙으로 악명이 높은 선수들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상금 1~2위, 현역 선수 PGA 투어 최다승 및 메이저 최다승 부문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최고의 맞수다. 통산 동반 라운드 전적에서는 우즈가 18승4무15패로 미켈슨을 앞섰다. 골프 전문가 및 베팅 업체에서도 우즈의 승리를 전망했다.
 

[필 미켈슨(왼쪽)과 타이거 우즈.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미켈슨은 승부사였다. 경기 초반부터 우즈를 흔들었다. 끊임없이 말을 걸었고, 수시로 내기를 제안했다. 우즈는 적당히 받아치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경기 초반 우즈의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았다. 2번 홀(파4)에서 짧은 퍼트를 놓쳤다. 홀컵을 돌아 나오는 아쉬운 퍼트로 미켈슨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탄력을 받은 미켈슨은 경기가 무르익자 티샷 이후 우즈에게 샷 이글 100만 달러(약 10억원) 내기를 제안하기도 하며 매치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우즈도 밀리지 않았다. 우즈는 후반 들어 연속 버디를 낚으며 12번 홀(파4)에서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해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미켈슨이 곧바로 13번 홀(파3)에서 만회했고, 15번 홀(파4)을 다시 따내 앞섰다.

위기의 순간 우즈의 환상적인 한 방이 터졌다. 우즈는 패색이 짙던 17번 홀(파3) 프린지에서 친 두 번째 칩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붉은 셔츠를 입고 나타난 우즈가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에서는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킬 것만 같은 분위기마저 연출했다.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는 필 미켈슨.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승부는 18홀로 결정되지 않았고, 결국 연장 승부를 펼쳐야 했다. 18번 홀(파5)에서 계속된 첫 번째 연장전에서도 900만 달러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18번 홀에서 이어진 연장 두 번째 홀부터는 93야드 티잉 그라운드에서 파3 홀로 진행됐다.

승부는 이날 22번째 홀인 4차 연장전에서 갈렸다. 미켈슨은 앞선 홀에서 우즈에게 통 큰 컨시드를 준 뒤 네 번째 연장에서 우즈가 퍼트를 넣지 못하자 약 1.2m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려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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