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회장 해임이 기회"…닛산, '얼라이언스' 영향력 확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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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1-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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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노와 '힘의 균형' 추구…르노 보유 닛산 지분 축소 등 검토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닛산 자동차가 부정 혐의로 체포된 카를로스 곤 회장의 해임을 계기로 파트너인 프랑스업체 르노와 힘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공세에 나설 태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닛산이 이번 사태를 르노와 관계를 바로 잡을 일신의 기회로 여긴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도 닛산이 르노와의 관계가 자사 규모와 글로벌 매출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고, 이번 기회에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닛산은 르노보다 연간 60%나 많은 매출을 올리지만,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연합) 내에서는 르노가 임원 지명 등과 관련해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르노·닛산은 두 회사가 각각 절반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지만, 닛산이 가진 르노 지분은 15%로 르노가 보유한 닛산 지분 43.4%에 못 훨씬 못 미친다.

게다가 닛산의 르노 지분은 의결권이 없지만, 르노는 닛산 지분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또한 르노는 프랑스 정부를 든든한 배경으로 삼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 지분 15%로 이중의결권을 행사한다.

닛산의 한 임원은 로이터에 "윈윈 관계라는 본래 계획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전보다 더 동등한 관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르노의 닛산 지분 축소를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FT는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곤 회장 아래에서 약해진 일본 경제산업성과의 관계를 되살리려고 노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닛산과 르노의 갈등이 일본과 프랑스의 국가적 충돌로 번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곤 회장을 통해 르노·닛산·미쓰비시(미쓰비시는 2016년 합류) 얼라이언스의 통합 강화를 주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프랑스가 닛산과 미쓰비시를 장악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본 정부 사정에 밝은 한 고위 소식통은 로이터에 "일본 경제산업성에도 이 추세라면 닛산과 미쓰비시가 프랑스 정부에 장악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닛산은 22일 오후 예정된 임시 이사회에서 곤 회장과 그레그 켈리 대표이사를 해임할 전망이다. 곤 회장과 켈리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다.

곤 회장은 켈리 대표이사와 공모해 2011~2015년 자신의 보수를 약 50억엔(약 500억원) 축소한 유가증권보고서를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니혼게이자이는 닛산이 내부 조사에서 곤 회장의 추가 부정 혐의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자회사를 통해 구입한 해외 아파트를 공짜로 이용하는 등 투자금을 유용하고 비용을 부정 지출했다는 것이다. 도쿄지검 특수부도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카와 사장은 곤 회장 등이 체포된 지난 19일 회견에서 "회사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내용이 확인됐다"며 "전문가들도 이 정도면 심각한 부정행위라고 판단해 해임 건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이카와 사장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임시 회장을 겸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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