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美증시, 이미 약세장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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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1-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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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둔화, 기업 실적악화 우려 탓…S&P500 종목 40% 약세장

[사진=AP·연합뉴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투자자들이 아직 인식하지 못했을 뿐, 뉴욕증시가 이미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19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이 은행의 마이클 윌슨 주식 투자전략가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우리는 약세장에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강력하지만, 시장은 경제성장세의 급격한 감속과 기업 순익의 급감 가능성을 감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8년은 분명 경기침체의 해가 아니지만, 시장은 악재가 다가오고 있다고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급락했다. 애플의 아이폰 수요 감소 등을 둘러싼 우려로 간판 기술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기술주 대표 지수인 나스닥은 3% 추락했고, 다우와 S&P500지수는 각각 1.6%, 1.7% 밀렸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뉴욕증시는 여전히 강세장을 뽐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반등에 나서 지난 8월 말 이후 연일 역대 최장기 강세장 기록을 새로 쓰는 중이다. 뉴욕증시 간판인 S&P500은 지난 9월 고점에서 9%가량 떨어졌지만, 약세장 진입 지표인 낙폭 20%에는 한참 못 미친다.

모건스탠리는 그러나 S&P50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의 40%가 이미 전 고점에서 20% 이상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우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과도하게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동차와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끌어올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 CNN비즈니스는 금리상승에 따른 경기감속이 이미 시작됐다며, 연준이 금리인상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미국 증시의 반등력이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S&P500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하락한 뒤에도 며칠간 추가 하락한 경우가 많았다는 이유에서다. 2002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주가 반등의 배경이 되는 저가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윌슨은 이를 약세장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풀이했다.

그는 또 기업들이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을 매도하는 것 역시 불길한 신호로 봤다.

그럼에도 월가에서는 최근의 증시 하락을 완만한 조정 정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경제 성장세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강력하고, 기업 실적이 내년에도 더디지만 탄탄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월가에서 모건스탠리와 쌍벽을 이루는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성장률이 내년에 2.5%, 2020년에는 1.6%로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고객들에게 미국 증시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해왔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 담당 투자전략가는 지난 주말에 낸 보고서에서 S&P500지수는 올해 말 2850으로 지금보다 6% 가까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세계 경제 성장둔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탈리아 재정위기 등을 둘러싼 우려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NN비즈니스는 비관론자들조차 글로벌 금융위기로 S&P500지수의 시가총액 절반이 증발한 2008~2009년의 시장붕괴가 재발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의 윌슨 역시 S&P500지수의 주가 수준이 이미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아져 하방위험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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