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보란듯" 中 시진핑, 필리핀서 수십억 달러 선물보따리 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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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11-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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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텔레콤·거저우바 등 中 국유기업, 필리핀 대규모 투자 예고

  • "美 거리두기" 중국과 밀착하는 두테르테

  • '분쟁지역' 남중국해 자원공동 개발사업도 '진척'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부터 이틀간 필리핀 국빈 방문에 돌입한다.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2005년 이후 13년 만에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수십 억 달러 선물보따리를 안길 것으로 관측됐다. 

◆ 차이나텔레콤·거저우바 등 中 국유기업, 필리핀 대규모 투자 예고

시 주석의 방문 기간 중국과 필리핀 양국은 앞서 2년전 두테르테 대통령 방중 당시 중국 측이 약속했던 240억 달러(약 27조원) 인프라 투자 약속 기반 위에 인프라·통상무역·안보 등 방면에서 수 십개 협의를 체결할 것으로 필리핀 관료들은 예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시 주석 방문 기간엔 중국 국유기업인 거저우바(葛洲壩) 그룹은 필리핀에 있는 옛 클라크 미군기지 재개발 사업에 2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앞서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이 필리핀에서 진행하는 최대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다.

시 주석의 방문에 맞춰 중국 국유이동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지난 19일 필리핀 제3 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소식도 발표됐다. 이는 향후 중국이 필리핀 통신인프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것임을 시사한다.

치토 로마나 중국 주재 필리핀 대사는 “새로 체결되는 딜이 중국과 필리핀간 깊은 관계를 재확인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라몬 로페즈 필리핀 무역산업부 장관도 “미국의 무역관세를 피해 더 많은 중국기업들이 필리핀 생산기지 건설에 투자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도 19일(현지시각) 필리핀 현지 언론에 “중국과 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개척하자’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해 "중국은 필리핀과 함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와 연계돼 경제무역·인프라 건설·농업·관광 등 방면에서 상호 윈윈의 협력을 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美 거리두기" 중국과 밀착하는 두테르테

두테르테는 지난 2016년 취임 후 미국과 거리를 두는 한편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친중 외교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시 주석의 필리핀 국빈 방문으로 양국 관계는 더욱 깊이있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 중국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친미 성향의 전임자 베그니노 아키노 3세 전 필리핀 대통령과 비교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0일자 사평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면서 오늘날 필리핀은 아로요 전 대통령 때보다 더 많은 미국·일본 등 국가의 존중을 받고 있다"며 "필리핀이 이러한 전략적 주동성을 통해 대외 의존성을 낮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필리핀간 우호협력은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앞서 17~1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간 갈등으로 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이 불발된 가운데 시 주석이 필리핀을 국빈 방문하는 건 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APEC 회의석상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에 참가하는 국가는 중국에서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일대일로 관련국에 막대한 차관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걸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는 패권 추구가 아니며 이로 인해 주변 국가들이 빚더미에 빠지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벤자민 도이크노 필리핀 예산장관도 최근 마닐라 한 포럼석상에서 “우리는 엄격한 절차에 따라 중국의 투자를 평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2년 전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측이 필리핀에 약속했던 240억 달러 인프라 투자는 아직 대부분 이행되지 않은 상태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 고향 인근 민다나오섬 다바오시 간척사업이 상업적 효용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취소된 게 대표적이다. 다만 시 주석의 필리핀 방문을 계기로 중국의 인프라 투자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분쟁지역' 남중국해 자원공동 개발사업도 '진척'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 행보로 중국과 필리핀 간 관계가 정상궤도로 회복된 이후 남중국해 분쟁 문제에서도 필리핀은 중국 쪽으로 기운 모습이다. 중국은 그동안 필리핀과 남중국해 자원 공동개발 문제를 논의해 왔으며, 이번 시 주석의 필리핀 방문 기간 커다란 진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주석도 기고문에서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후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문제를 적절히 다루기 위한 대화와 협의를 다시 해왔다"면서 "우리 관계는 이제 비가 그친 뒤 무지개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히려 미국을 향해 역내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을 그만둘 것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의 존재는 현실이다"고 중국의 남중국해 점유 인정하면서 "강력한 군사행동은 중국 자극할 것"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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