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의 미(美)'에 집중하는 김동연, 패장 이미지보단 책임있는 자세에 역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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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8-11-1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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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부총리, 교체 확정된 상황에서 혁신성장 현장 및 정치권 방문하며 업무 전념

  • 부진한 경제실적에 따른 패장 이미지보다는 책임감있는 공무원 마무리 모습 비춰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월 13일 창업과정에서의 애로사항 등 현장목소리를 청취하고자 건국대 신공학관을 방문, 경제 라운드테이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임기가 한 달은 남았을까. 차기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에 달렸다. 다만, 최근 김동연 부총리는 국회 예산 심의만큼은 본인의 지휘하에 마무리짓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교체 발표로 국정감사나 예결위원회에 불참한 여느 장관과는 달리, 김 부총리는 교체에 임박한 가운데서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13일 건국대에서 열린 창업 관련 경제라운드 테이블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신과 엇박자에 대해 어떤 분들은 소신을 강조하고 어떤 분을 엇박자를 내지 말라고도 한다"며 "지난 1년 5개월여동안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했고 나름대로 소신껏 했다"고 자평했다.

김 부총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갈등설 관련, "여러 가지 생각과 방법, 표현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나름 소신대로 한 것이 그와 같은 생산적 토론으로 나올 수 있게 돼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본다"며 "그 분이나 저나 추구하려는 목표는 한 가지 아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행사는 김동연 부총리가 추진하려고 했던 창업생태계 조성과도 연관이 깊다. 김 부총리는 행사장에서 "정부 출범 1년 반동안 혁신성장의 불씨를 살렸다"며 "신설법인수, 신규 벤처투자액, 투자회수액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한 성과가 나온 것에 기쁘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해온 창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했던 정책의 효과에 대해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다. 
 

13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의 인사와 예산처리에 대해 비판 발언하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팔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날 오후 2시께 김 부총리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대표들을 차례로 예방하고 정부 예산안의 법정기일 내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달초 국회에서 자신이 내뱉은 말인 "어떤 상황이 생겨도 2019년도 예산안의 심사는 내 책임 아래서 마무리하겠다”는 것을 실천에 옮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올해 정부에 제출한 470조5000억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의 삭감없는 국회 심의 통과를 누구보다도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 바로 김동연 부총리이기도 하다.

사실, 홍남기 후보자 지명에 김동연 부총리 역시 적잖히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는 게 관가 주변의 시각이다. 얼굴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닥쳐온 시련에 대해 '있는 자리 흩트리기'의 필연으로 여기는 김 부총리로서는 이 마저도 또다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을 부른다.

한국경제의 컨트롤타워로서의 실적 부진에 따른 교체로 다소 패장(敗將)의 이미지가 역력한 그다. 야권의 러브콜에 대한 기대도 높지만, 김동연 부총리 개인적으로도 원만한 출구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내년에는 경제상황이 올해보다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정의 역할을 강조해온 김동연 부총리가 예산 사수에 나서는 것이 '책임있는 공직자'의 이미지로 비춰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정무적인 감각이 뛰어난 김 부총리는 대중에 비춰지는 모습이나 평가에도 예민하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한다. 

세종 관가의 한 관계자는 "한 마디로 FA(스포츠의 경우, 자유계약선수)에 나오는 상황이어서 패장의 꼬리표보다는 예산을 지켜낸 장수가 되길 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야권 역시 김동연 부총리에게 억지를 부리지는 않을 듯하기 때문에 예산은 그가 지켜내도록 하는 게 오히려 '신의 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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