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車‧조선업계, ‘금속노조’와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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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입력 2018-11-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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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창출'에 어깃장, 국회의원·사장 사무실 점거… 친노동계 성향 의원도 '지나치다' 비판

금속노동조합 한국GM 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2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금속노동조합 한국GM 지부 제공]


심각한 위기에 빠진 우리나라 자동차, 조선업계가 올해 임단협 및 주요 사안을 놓고 민주노총 금속노동조합 산하의 노조들과 갈등하고 있다.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에 가입한 노조들이 과도한 강경 노선을 선택해 산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표적 강경 노조로 꼽히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임단협을 마쳤지만 ‘광주형 일자리’ 투자와 관련해 노사간 갈등이 점화한 상태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투자가 이뤄질 경우 총파업을 감행하겠다”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 부임당시부터 추진돼 온 사업으로 고임금 저효율 구조로 위기를 맞은 자동차 산업에 활력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큰 사업이다. 현재 현대차와 광주시간 협의가 진행중인데, 업계에선 현대차 노조의 어깃장이 현대차의 투자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GM의 노사관계도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GM 지부(한국GM 노조)는 회사가 추진하는 ‘법인분리’에 대해 강경한 방식으로 반대의사를 표명 중이다.

한국GM은 지난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본사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등을 통합해 별도의 R&D 법인을 만들어 분리하는 안건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법인 분리가 한국에서의 생산라인을 정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에선 노조의 항의방식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조는 지난 8일부터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무실을 점거하는 등 폭력적인 방식까지 동원하며 빈축을 산다. 한국GM 노조는 앞서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갈등이 심화했던 지난 7월에는 카허 카젬 사장 집무실을 점거하고 사장을 사실상 감금하는 등의 행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한국GM 노조가 지나치게 폭력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GM 전신인 대우자동차 노조 간부 출신으로 대표적 친노동계 인사로 꼽히는 홍 원내대표가 노조를 비판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국내 완성차업계 중 유일하게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르노삼성차도 금속노조 포비아를 앓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금속노조 산하는 아니지만 최근 강경파 집행부가 선출되며 금속노조 가입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5일 당선된 박종규 노조 위원장은 지난 2011년 르노삼성의 금속노조 가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박 위원장이 당선됐다고 해서 금속노조 가입이 추진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올해 임금협상부터 강경노선으로 선회해 사측과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임단협에서 홍역을 앓고 있는 조선업계는 노조와 잠깐의 해빙기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언제라도 갈등이 다시 불 붙을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지난 7월 24일부터 이달까지 세달이 넘도록 임금교섭을 진행하지 못했다. 노조 교섭위원이 교섭장에서 고함을 지르는 등 폭력적인 언행을 행사한 것에 대해 사측 교섭위원이 교섭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일에야 본교섭을 재개한 상태다.

최근 집행부 교체와 함께 금속노조에 가입한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강경한 태도로 교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상기 신임 지회장은 지난 9일 취임사를 통해 “이‧취임식 자리는 임단협 연내타결을 위한 총력투쟁 선포식”이라며 “정부와 채권단에게 현장의 힘을 보여줄 때”라고 강경 투쟁 방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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