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②] 김선호 “연기하게 된 계기? 어릴 적 집에 강도 들었던 트라우마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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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입력 2018-11-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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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AJU★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2009년 연극 ‘뉴보잉보잉’으로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딘 김선호. 매체연기는 그보다 훨씬 늦은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

김선호는 “기회가 없었다. 오디션을 보기 위해서는 아는 사람을 통하지 않고 프로필을 뿌리지 않으면 오디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 안타까운 점도 있다. 아는 분은 1년에 100장을 뿌렸는데 한 번 오디션을 봤다고 했다고 하더라. 저는 그래서 시도조차 안했었다”면서 “그러다 어느 날 제가 출연하는 연극을 보러 오신 분과 연이 닿아 ‘김과장’ 오디션을 봤는데 그저 해맑게 본 것 같다”며 “당시엔 공연하는 것도 너무 좋아 연극하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했는데 이렇게 계속 오디션을 불러 주실지는 몰랐다. 비중이 적은 역할이었지만 그러다가 단막극의 주연으로 출연하게 됐다. 매번 오디션 때마다 제가 본 역할이 아닌 다른 캐릭터로 합류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매체 연기는 늦었지만 연극은 일찌감치 시작했다. 그는 “뭘 해야 할지 고민이 컸었다. 학교에서 연극 공부를 했지만 밖에서 연극을 할지는 몰랐다. 그 후 연극 오디션을 보게 됐다. 그 당시 인천에서 왔다 갔다 했는데, 차비와 핸드폰 요금을 제하니까 2000원이 부족하더라. 그땐 이런 일도 있구나 싶었다”고 웃으며 “요즘 연극배우들이 돈을 못 번다고는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제가 하고 싶은 공연을 찾아가면서 오디션을 봤고, 연극을 하고 매체 오디션 기회도 생겼다. 다 순서가 있고, 시기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저는 운이 좋은 사람 같다”고 겸손해 했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극과 매체연기의 차이에 대해서는 “연극은 라이브감이 있다. 숨소리까지 들린다. 하지만 드라마 역시 댓글 피드백이 있다”고 웃으며 “드라마는 어떻게 될지에 대한 재미가 있다. 공연은 제가 끝까지 다 알고 모든 걸 다 알고 완벽하게 나가는데 드라마는 어떤 인물과 만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순발력이 필요하다. 그 인물이어야지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재미들이 있다. 또 드라마는 내가 가진 인물을 꺼내는 느낌이라면 연극은 제가 구축해서 쌓는 느낌이다. 가지고 있는 걸 쓰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거다. 그래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선호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다소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털어놨다. 그런 그가 연기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의외의 대답으로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사실 어릴 적 저희 집에 강도가 들어서 어머니가 다치신 적이 있다. 그것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어떤 남자가 들어오는 걸 봤는데 아버지인줄 알았다. 그런데 어머니의 비명소리, 그 강도가 어머니를 찌르고 침대로 왔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런 일련의 장면들이 기억나는데, 그 이후로 누군가 뒤에 있으면 불안하고 갑자기 사고가 되지 않는다. 수능을 볼 때도 시험보는 감독관이 뒤에 서면 갑자기 아무 생각이 안 나기도 한다”며 “그 이후 누군가 앞에 서는 게 더 힘들었다. 학교에서도 책을 읽어보라고 했을 때는 숨이 잘 안 쉬어지고 띄어쓰기가 잘 안됐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 때 장래희망에 대한 생각을 하던 중 친구가 우연히 연기학원에 가는데 같이 가자고 했다. 그때 그래도 연기라는 걸 해보고 싶었는지 친구를 따라갔고, 오디션을 볼 때 학원 선생님께서 대사를 한 번 읽어보라고 했었다. 그때만 해도 물론 엉망진창이었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저는 연극 영화과를 절대 못 가겠다고 했는데 선생님께서 연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마음에 달린 거라고 조언을 해주셨고 그 조언이 마음에 와닿아서 조금씩 달라졌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 앞에 나서 연기를 하게 되고 학교에 붙고 나니 주변에서 저를 인간승리라고 하더라. 연기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했다. 내가 먼저 그 사람에게 다가가고 소통하지 않으면 그 누구와도 만날 수 없단 생각에 노력한 결과 오늘의 제가 만들어진 것 같다. 사실 그러면서도 안 고쳐지는 부분도 있긴 있다”고 털어놨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백일의 낭군님’ 출연 이후 달라진 점도 분명 있다. 김선호는 “커피집에 가서 커피를 주문하더라도 ‘현감?’이라고 하신다. 제가 소소하게 재밌었지 막 웃기는 하지 않느냐. 너무 인기가 많다는 걸 실감한다”고 웃었다.

‘백일의 낭군님’으로 인지도를 조금 더 쌓아올린 그에게 이 작품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저의 생각을 많이 깨워준 작품이다. 원래 사극은 이럴 거라는 편견, 자기 비판적이었는데 사전제작이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할 수 없어 확인할 수 없었다. 화면에 나오기 전까지는 안 좋았고 부족했다고 외쳤었다. 그러다보니 드라마도 감히 제가 시청률이 잘 나올까하는 걱정도 있었다. 제 연기가 부족하지만 저를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도 계신 것처럼 조금 더 발전적이려면 스스로 자신감이 필요하겠다고 많이 느꼈던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백일의 낭군님’을 잘 마무리한 김선호는 쉬지 않고 차기작을 하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불러주시는 건 다 가야한다고 생각하다. 촬영 끝나고 들어온 것은 스케줄 때문에 조정을 했다. 스케줄에 맞춰서 대본을 보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더불어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서도 “말을 잘 못할 것 같아서 처음엔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제가 정신만 차릴 수 있다면 나쁘지 않겠다 싶다. 나중에 생각해보려고 한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배우로서의 목표도 언급했다.

“저의 목표는 다른 배우들이 함께 하고 싶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그게 연기 같은 외적인 것 뿐 아니라 내적인 면까지 좋은 배우가 되려고 노력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화려하진 않겠지만 노력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응원해주시고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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