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업계, 中증시·부동산 침체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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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1-0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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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증시·부동산시장 침체로 중산층 소비력 시들…명품업계 매출 타격

[사진=루이비통 중국 홈페이지]


#중국 베이징에 있는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켈리 차이는 한때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팬이었다. 루이비통에서도 그나마 싼 제품을 구매했지만, 최근엔 수십만원에 불과한 '코치' 핸드백조차 사지 않는다. "꼭 필요한 게 아니라 결정을 못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자매 주간지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최근 차이와 같은 중국 중산층의 구매력이 약해지면서 글로벌 명품업계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했다고 보도했다. 한 예로 중국 본토인들의 쇼핑천국인 홍콩의 명품(보석, 시계 등) 매출 증가율은 지난 8월 20.8%에서 9월에는 2.2%로 뚝 떨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시작한 반부패 단속의 역풍이 시들해지면서 2016년 말부터 강력해진 중국의 명품 수요 증가세가 다시 고꾸라지면서다.

루이비통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업체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최근 중국 내 루이비통 제품 매출 증가율이 10%대 후반에서 1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중국의 수입 자동차 판매액도 지난 9월까지 3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9월 감소폭은 11.6%로 6년여 만에 가장 컸다.

NAR은 중국 증시와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중산층의 구매력을 떨어뜨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 대표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월 고점에서 30% 추락했고,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새로 지은 아파트를 30%나 낮은 가격에 팔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 중산층의 구매력을 떠받친 게 느슨한 신용(대출)에서 비롯된 증시와 부동산시장 수익이라고 지적한다.

홍콩무역개발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 가정의 95%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이들은 월간 소득의 26.6%를 주식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소비보다 투자 비중이 높다는 설명이다. 증시와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인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중국 증시와 부동산시장이 냉각된 건 성장둔화의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지도부가 올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금융 리스크(위험) 차단에 집중한 데 따른 부작용이기도 하다. 주류 은행권을 통한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중국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P2P(개인 간) 대출이 성행했는데, 중국 정부는 최근 이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다.

중국의 성장둔화와 맞물린 미·중 무역전쟁의 역풍도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며 구매력이 큰 중산층의 경계감을 키웠다. NAR은 이 같은 추세가 중국 지도부가 추진하는 경제구조개혁에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그동안 고속성장한 배경인 제조업 수출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위기에 몰린 상태다. 중국 정부는 새 성장엔진으로 내수를 내세우는 구조개혁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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