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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세관단속 강화 명품 주가 급락...'다이거우'산업 저무나

김신회 기자입력 : 2018-10-11 06:04수정 : 2018-10-11 08:14
中 세관단속 강화 소식에 LVMH 등 명품 주가 '뚝'…구매대행 보따리상 '다이거우' 표적으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 세계 최대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주가가 7% 넘게 추락했다. 장중에는 낙폭이 한때 8.4%에 달했다. 구찌 브랜드로 유명한 케링, 까르띠에의 리슈몽도 각각 파리, 스위스 증시에서 투매압력에 시달렸다. 미국 뉴욕증시의 보석 브랜드 티파니는 10% 넘게 폭락했다.

LVMH는 전날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실적과 관련해 이 나라 정부가 해외에서 돌아오는 관광객들에 대한 세관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힌 게 화근이 됐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막연하게 전해진 중국 세관의 단속 강화 움직임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투매바람이 명품업계 전반으로 번졌다.

글로벌 명품업계의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특히 중국 매출에서는 이른바 '다이거우(代購)'라고 불리는 구매대행업자들의 역할이 크다. 이들은 해외에서 중국으로 명품 등을 사들이는 보따리상이다. 중국인의 해외 쇼핑 면세 한도는 5000위안(약 82만 원)이지만, 다이거우는 느슨한 단속 아래 명품을 비롯한 해외제품 암시장의 도매상인 역할을 해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관 단속을 강화하면서 표적으로 삼은 게 바로 이들이라고 지적한다.

다이거우에 대한 단속의 충격파는 비단 명품업계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묵인 아래 다이거우 산업이 워낙 크게 성장한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거대한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지름길로 다이거우를 직접 이용하는 글로벌 기업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중국인 관광객과 유학생이 몰리는 호주에서 최근 다이거우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관광청에 따르면 호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130만 명을 넘어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또 2016년 인구조사 결과, 호주에 살고 있는 중국인은 약 51만 명으로 2011년보다 60% 늘었다.

호주에서 중국 관광객이나 유학생이 간헐적으로 본국에 짐을 보내던 것이, 직업적인 상품 구매대행 업무로 발전하면서 이젠 유니레버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다이거우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지 업계에서는 시장 규모가 연간 10억 호주달러(약 80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유니레버는 최근 호주에서 팔고 있는 즉석 스프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중국 베이징에서 직접 광고 캠페인을 벌이는 대신 호주 시드니에 사는 중국인들에게 무료 샘플을 나눠주고 있다. 이들이 직접 상품을 구매해 중국에 사는 친지들에게 사주길 기대해서다. 

WSJ는 다이거우를 상대로 직접 마케팅을 하는 유니레버 같은 기업이 늘고 있다며, 다이거우가 중국에 창고나 배송망을 따로 가질 필요가 없는 저비용 판매루트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양에서 잘 알려진 브랜드라도 중국에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다이거우와 이들의 현지 고객들에게 먼저 품질과 진품 여부를 확인받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의 호주 시드니 주재 컨설턴트인 줄리아 일레라는 "다이거우가 갈수록 더 도매업자처럼 되고 있다"며 "이들은 중국에서 브랜드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 해외에서 유명한지에 대한 정보도 다이거우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다이거우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문제가 된 경우도 있다. 호주 유기농 분유업체 벨라미는 중국에서 과잉공급으로 온라인 판매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이 회사 제품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다이거우들은 다른 제품으로 돌아섰다. 결국 벨라미는 급격한 실적 악화로 2016년 12월 주가가 반 토막 난 채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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