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우는 금융지주, 하나금융의 당면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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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11-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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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익 86.4%가 KEB하나은행…타 금융지주 60~70%보다 높아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금융지주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순이익의 대부분이 은행에 쏠려 있는 탓이다. 비은행 계열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 기업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지주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그룹 내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사실 KB금융지주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인수·합병(M&A) 덕분이었다. KB금융은 지난 2014년부터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 등을 적극 인수했다. 

반면 지난 10년간 1위 자리를 지켰던 신한금융은 매물들을 놓치며 KB금융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내줘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신한금융도 M&A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9월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를 인수하며 보험사업 강화에 나선 가운데 최근에는 아시아신탁까지 인수하며 부동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내년 초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 안정화 작업이 이뤄지면 비은행 강화에 착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M&A 관련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3분기 기준 비은행 계열 비중은 13.6%다. 

현재 하나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높다. 올해 3분기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별 당기순이익 비중을 보면 KEB하나은행이 86.4%에 달한다. 그 다음 하나금융투자(5.4%), 하나카드(3.7%), 하나캐피탈(3.5%), 하나생명(0.5%), 하나저축은행(0.5%) 순이다. 다른 금융지주의 은행 비중이 60~70%대인 것에 비하면 하나금융의 의존도는 높은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보유한 하나캐피탈 지분 전체를 사들여 100% 자회사로 편입했고, 하나금융투자에 7000억원의 증자를 실시했다. 이 계열사 두곳에서 순이익이 개선되면서 은행 비중이 약간 낮아졌다.

그럼에도 미래를 위한 '총알'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그동안 외환은행 합병과 채용비리 관련 지배구조 이슈 등으로 경쟁사 대비 비은행 강화가 부진했다"며 "향후 비은행에서의 실적 다변화와 시너지 창출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을 통한 수익 확대가 어려워진 만큼 성장 여력의 중점을 비은행 계열사로 옮기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금융지주의 실적은 비은행 계열이 좌우한다는 의미다. 

현재 하나금융의 자본여력은 매우 양호한 상태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주사 설립 이래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본비율이 빠르게 상승, 보통주자본비율은 13%에 육박한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M&A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 "자본을 바탕으로 자회사 성장, M&A를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 등 다양한 성장동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M&A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적으로 자회사 성장 전략을 키우면서 그룹 전체적인 펀더멘털 개선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현재 인수합병 시장에 나와 있는 대형 매물이 없는 상태"라며 "하나금융은 결국 카드·캐피탈 등 수익성 높은 자회사에 대한 증자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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