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혁개방 40년 ⑥​] 중국 산둥성과 동북3성에서 느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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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아주경제 논설위원(단국대 교수)
입력 2018-10-3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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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고속철,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도시와 농촌

  • 도시화에 따른 내륙, 농촌의 빠른 변화에 주목해야

중국 고속철 허셰하오 [사진=김진호 교수 제공]


중국 개혁·개방정책이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를 변화시키고 중국인의 삶을 바꾸어 놓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중국 경제의 외형적 발전으로 교통·주거환경·생활문화 등이 크게 변화했는데, 그중 하나가 마천루가 가득 찬 대도시에 각양각종의 차량으로 도로가 가득차고 지하철 노선도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도시·농촌 할 것 없이 대다수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항공 및 교통편을 포함한 모든 상품 및 서비스 예약과 구매를 한다는 것도 중국 사회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지역과 공간을 넘나드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정부나 연구기관은 이런 통신자료을 통합·정리해 빅 데이터를 수집한다. 인터넷 금융에서 안면인식을 통해 결제하는 등 개혁·개방이 몰고 온 중국사회 변화란 가히 스마트폰과 인터넷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중국사회는 여전히 가족을 중시하며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풍토를 유지하고 있다. 즉, 가족끼리 전화 대신 스마트폰 SNS를 통해 소통하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인터넷을 이용해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만날 식당을 검색·예약해 SNS로 얘기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보며 고속철을 기다리고 있는 승객의 모습. [사진=김진호 교수 제공]


현재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상점은 물론, 재래시장이나 백화점 그리고 길거리 가게에서도 결제가 가능해졌다. 중국인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신문을 포함한 새로운 정보를 얻고, 게임을 하고 음악 및 레저활동을 하는 등 이 손 안의 기계를 활용하는 환경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금융의 연결은 중국사회를 통합하는 힘이 되고 있으며, 이 현대화 기기가 시공간을 연결하는 '유비쿼터스 혁명'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반대로 중국정부의 사회통제 능력이 과거보다 강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도시나 농촌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공간의 현실적 거리를 더욱 가깝게 하는 건 중국 고속철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대도시보다 발전이 더딘 중국의 낙후지역이라는 동북3성이나 내륙도시도 이 스마트폰과 고속철로 서로의 연결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농촌사람들도 스마트폰을 통해 대도시 문화와 연계되는 것이다. 결국 고속철의 발전은 500㎞ 정도 거리를 일일 생활권으로 변화시키며 도농 간 격차를 줄였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을 통해 고속철 표를 구매해 시속 200~300㎞로 이동하면서 지역 간 차이, 문화적 차이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현재 중국 농촌은 스마트폰이나 유선위성TV, 인터넷을 통해 도시와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중국 개혁·개방은 농촌의 도시화와 현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물론 도시화는 편리함을 가져다줌과 동시에 환경문제를 포함한 산업화의 후유증을 수반하지만, 어찌됐든 도시화로 중국 전역이 현대화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1990년대 광저우에서 하얼빈까지, 그리고 상하이에서 우루무치까지 기차에서 2박을 하며 다니던 때의 열차 안 담배연기와 고량주 냄새는 이제 옛 추억이 되었다. 이제는 대형 고속철 기차역에서 고속철을 타고 도시락과 음료를 즐기며 스마트폰으로 당일 다음 일정을 준비하며 주요 도시들을 돌아다닐 수 있다. 고속철이 연결된 중국 농촌의 변화를 보면 이미 많은 농촌이 도시화됐음을 알 수 있다. 
 

산둥성 지닝시 취푸(곡부)에서 김진호 교수 [사진=김진호 교수 제공]


필자는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광저우에서 상하이, 다시 발전이 더디다는 산둥성 허쩌(河澤) 그리고 하얼빈을 포함한 동북3성을 돌아다녔다. 대도시를 벗어나 지방 중소도시들을 돌아보면서 도시화를 직접 접해 보니 처음 방문했던 1990년대의 모습은 옛 추억이 됐다.

특히, 고속철역 인근에는 대부분 대형 아파트 단지와 상가들이 즐비해 있고, 과거와 같은 재래시장이 혼재하기는 했지만 대형 상가가 들어선 곳이 더 많았다. 지방의 도시화는 그들의 생활환경도 변화시키고 있다. 이 중소도시 사람들 역시 모두들 스마트폰을 활용해 쇼핑과 외식을 하는 모습이 도시인과 동일했다. 현금을 들고 다닌 지가 언젠지 까마득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모든 물건은 대도시와 똑같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은 현재 중국의 '신문맹'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중국에 은행계좌가 없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외국인은 인터넷쇼핑이나 열차표 구매에 이르기까지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개혁·개방 40년은 중국 각지의 중국인을 스마트폰으로 연결하고, 도시와 농촌을 고속철로 연결시키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도시의 아파트도 농촌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고속철을 타고 산둥성 타이산(泰山)을 지나니 타이산 옆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가 보였는데, 주위의 승객들은 모두 자신의 스마트폰에 몰입해 무언가 하고 있었다. 도시락을 파는 승무원이 지나가니 도시락과 음료를 구한 옆 손님이 스마트폰을 바코드에 대고 물건 값을 지불했다. 현찰로 지불하고 잔돈을 받은 필자만 뭔가 '외계인' 같았다. 중국 대도시가 변화한 것이 이전까지의 모습이라면, 이제는 중국의 내륙 도시들이 변화하고 있는 것에 우리는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중국은 도시와 농촌이 스마트폰과 고속철로 일체화되고 있고, 대도시와 농촌의 중국인들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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