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위투 사이판 이어 필리핀 접근...망쿳 악몽 우려에 '긴장'

주민 5300만명 거주하는 루손 섬 향해 이동중

강풍 동반한 폭우 쏟아져..."31일까지 영향권"

29일(현지시간) 필리핀 루손 섬 남부 카비테 지역에서 근로자들이 태풍 위투의 접근을 앞두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형 간판을 해제하고 있다. [사진=연합/EPA]

사이판을 강타해 큰 피해를 입혔던 슈퍼태풍 위투가 필리핀 쪽으로 이동하면서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고 있어 현지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최악의 피해를 입혔던 태풍 망큿의 악몽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휴교령 등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태풍 위투가 필리핀 북부 루손 섬으로 향하면서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루손 섬은 필리핀에서 가장 큰 섬으로, 주민 53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30일에는 태풍 위투가 강풍과 폭우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도 슈퍼 태풍 '망쿳'이 루손 섬을 덮치면서 대규모 산사태와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만큼 현지의 긴장이 높은 상태다. 당시 최소 95명이 사망했고 실종자도 수십명에 달했다. 현지 당국은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루손 섬의 카가얀 등 24개 지역에 태풍특보를 발효하고 학교에도 휴교령을 내린 상태다. 

제이슨 니콜스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내 기상센터 소속 기상학자는 "마닐라는 비가 조금 내리는 데 그치겠지만 북쪽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적어도 수요일(31일) 오후까지 홍수, 산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위험한 폭풍이라고 강조했다.

제26호 태풍 위투는 북마리아나 제도에 속한 사이판을 강타해 주택 파손, 공항 폐쇄, 부상자 발생 등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력이 약화되고 있긴 하지만 최대 풍속이 시속 210km에 달해 위협이 적지 않아 긴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미국 본토나 미국령을 강타한 폭풍 가운데 가장 강력했던 1935년 카테고리 5의 '노동절 허리케인' 이후 위투가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한 바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