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4.0, 기업보다 브랜드(하)] 식품·외식업계 '브랜드파워' 앞세워 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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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10-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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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화? 맥콜 만드는 회사" 인식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이 현실화되고 있는 유통 4.0 시대, 유통 기업과 소비자 간 접점은 한층 가까워졌다. 이 시기와 맞물려 소비자들은 기업의 인지도보다는 제품의 본질에 주목한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도 사명을 앞세우기보다 자사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3회에 걸쳐 국내 유통 기업들의 ‘파워 브랜드’ 키우기 전략과 현황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네네치킨 말레이시아 2호점 매장에 걸린 브랜드명 설명 간판 [사진=이서우 기자]



‘브랜드파워가 경쟁력이다.’ 이 말은 업종과 시간을 불문하고 현재까지도 ‘공식’처럼 통용되고 있다. 식품·외식업계에서도 기업의 실제 법인명보다는 효자 브랜드의 이름이 기업명처럼 소비자에게 인식된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네네치킨의 법인명은 ‘혜인식품’이지만 이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경우, 교촌치킨은 ‘교촌에프앤비(F&B)’, BBQ는 제너시스BBQ그룹 등으로 브랜드와 회사명이 일치한다.

네네치킨이란 이름은 현철호 회장이 직접 지었다. 우리가 질문에 대답할 때 “네”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소비자 주문에 항상 좋은 제품으로 답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네네치킨은 해외 매장에도 단순 영문 간판만 달지 않고, “네네란 한국말로 yes, yes입니다”라고 재치 있는 부연 설명을 넣어 현지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쉽게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음료업계 중견기업 일화는 ‘맥콜’이란 브랜드가 회사보다 유명한 대표적인 사례다. 맥콜은 1982년 처음 시장에 나와 보리탄산음료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맥콜은 1988년 단일품목으로 1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출시한지 3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맥콜은 콜라·사이다 등 과일향 탄산음료와 어깨를 견주며 보리 탄산음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일화 브랜드 매니저는 “맥콜을 만드는 곳이라고 말해야 일화가 어떤 회사인지 아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맥콜이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신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선사하는 음료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제품을 개선하고, 소비자 접점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올해 유기농 브랜드 ‘상하목장’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상하목장은 2008년 유기농 우유를 시작으로 발효유와 치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유기농 제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남앵유업의 아이스크림 디저트 카페 브랜드 백미당 로고 [사진=남양유업 제공]



반면 다른 이유로 회사명 보다 브랜드를 강조하는 기업도 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불거진 대리점에 대한 물량 밀어내기 등 ‘갑의 횡포’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이 사태로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면서 남양유업 이름을 단 제품들은 매출이 급락했다. 2012년 63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3년 175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2014에는 261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회사명 변경까지 심각하게 고려하던 남양유업은 결국 ‘브랜드’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2014년 9월 1호점을 연 ‘백미당’이 남양유업에서 선보인 아이스크림 디저트 카페 브랜드란 것을 소비자들이 알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매장 어디에도 남양유업이란 글자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백미당은 현재 80개까지 점포수를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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