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속 경기둔화설 확대…언론통제 강화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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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9-3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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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커창 "경제 안정적 운영 자신있다"

  • 9월 제조업 경기 15개월래 최저치 ‘뚝’

  • 무역전쟁 경제영향 보도통제 등 언론 고삐 조이는 中

중국 지도부가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도 연일 중국 경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 9월 제조업 경기가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는 등 중국 경제 하방 압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제타격 등과 관련된 언론 보도를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한다.

◆경제 자신감 내비치는 중국 지도부

리커창 총리가 27~28일 중국 저장성 저우산과 타이저우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27~28일 저장(浙江)성 시찰 당시 중국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유력일간지 신경보(新京報) 등 현지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저장성 현지에서 주재한 국유·민영·외자기업·금융기관 좌담회에서 "오늘날 국제환경 변화의 도전과 신 기술 혁명의 기회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은 더 많은 시장 주체의 목소리를 듣고 기업들의 걱정과 어려움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인력자원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도전과 고난에 대응해 경제를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자신감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 총리는 "각 기업들의 발전을 지지하고, 고도화된 비즈니스 환경 아래서 감세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중소기업에 더 많은 정책의 무게를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앞서 25~28일 헤이룽장(黑龍江)성 시찰 당시 무역전쟁 속에서 '자력갱생'의 강력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가 자력갱생의 길을 걷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이는 나쁜 일이 아니다"며 "중국은 결국 스스로에게 의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은 대국으로서 식량을 자급자족하고 경제발전과 제조업도 모두 스스로에 의지해야 한다"며 "중국은 현대화한 사회주의 강국이라는 꿈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통해 위기에 맞서자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조업 경기 15개월래 최저치 ‘뚝’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하지만 중국 경제 곳곳에서는 벌써 '이상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당장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의 9월 제조업 경기지수가 1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30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이 발표한 9월 민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0을 기록했다. 전월치(50.6)를 크게 하회한 것으로, 15개월래 최저수준이기도 하다. 사실상 경기 위축 가늠선인 50.0에 바짝 붙은 수준이다.

제조업 PMI는 제조업체 구매담당자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지수이다. 일반적으로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이날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9월 중국 공식 제조업 PMI도 50.8을 기록, 전달 대비 0.5%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영기업,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공식 제조업 PMI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가 더 악화한 것은 그만큼 중소기업이 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추가 관세를 발효하며 현재까지 중국에 총 2500억 달러 규모 관세를 물린 상황이다.

◆경기둔화설 확산에 언론 고삐 조이는 中

중국 지도부도 겉으론 무역전쟁에도 중국 경제가 안정적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속으론 경기 하방압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최근 언론들의 경제 관련 보도에 대해 강도높은 언론 통제를 실시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  2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8일 각 언론매체에 경제관련 보도와 관련된 보도 지침을 하달했다.

△경제 데이터가 예상치에 못 미쳐 경제에 비교적 뚜렷한 경기하방 압력에 직면했다는 내용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가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내용 △미·중 통상마찰의 영향이 점차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 △중국 소비자 신뢰지수 하락 및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 확대 내용 △ 사회적 이슈를 통해 점점 어려워지는 서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내용에 대해선 엄격히 언론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인터넷규제 담당부처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이미 '불량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했다는 이유로 중국 대형 인터넷매체 두 곳을 제재했다.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澎湃)신문 등에 따르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 26일 홍콩 방송국 봉황위성TV 계열의 인터넷뉴스 사이트 봉황망이 종합뉴스, 경제, 과학기술 뉴스 채널 등을 운영하면서 '불량한 정보'를 전파하고, 원래의 뉴스 제목을 취지에 맞지 않게 고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봉황망 책임자를 소환해 불법 및 규정 위반 행위를 즉각 바로잡고 전면적인 운영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봉황망 경제채널은 오는 10월 10일까지뉴스 업데이트가 전면 중단된다.

또 다른 중국 대형 포털사이트 왕이(網易)도 앞서 12일 비슷한 이유로 금융·증시·거시경제·산업 등의 분야 정보를 제공하는 경제채널 운영을 돌연 중단한 바 있다. 

장밍(張鳴) 전 중국 인민대 정치학 교수는 SCMP를 통해 "(언론 통제는) 사실상 중국 경기 형세가 비교적 심각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아니면 혹시나 경기둔화로 인해 발생할 혼란을 미리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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