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는 안돼’..침묵하던 독일 시민 광장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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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9-0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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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난민 극우 폭력 시위에 반대하는 평화 콘서트에 시민 5만 명 운집

3일(현지시간) 독일 작센 주에서 극우 폭력 시위에 반대하는 콘서트에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사진=AP연합]


3일(현지시간) 독일 동부 작센 주에서 난민 혐오 시위를 거부하는 인종차별 반대 콘서트가 열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증오와 분열에 맞설 것을 촉구하면서 침묵하던 시민들은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AFP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작센 주의 소도시 켐니츠 시에서 열린 야외 무료 콘서트에는 약 5만 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다. 이들은 콘서트장에 “나치는 나가라!” “사랑” “평화”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나와 인종차별에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콘서트에는 독일의 유명 록밴드들이 참가해 힘을 보탰다. 크라프트클럽(Kraftklub)의 리드싱어 펠릭스 브러머는 무대에서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콘서트를 열면 세계가 구원 받는다는 환상 따위는 없다. 하지만 가끔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 토텐 호젠(Die Toten Hosen)의 리드싱어 캄피노는 “우파에 좌파가 맞선다는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극우의 폭력에 맞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주말 열린 극우파 주도의 반난민 폭력 시위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했다. 지난달 26일 작센 주에서 난민 출신 남성 2명이 독일인 남성 다니엘 힐리그를 시비 끝에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단이 된 반난민 시위에서는 일부 나치 신봉자들이 히틀러식 경례를 하고 폭력을 행사해 큰 비난을 받았다. 당시 시위에는 약 11000여 명이 참가했다.

스테판 사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3일 독일인의 사망 사건은 슬픔과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폭력을 일으키고 나치주의를 신봉하는 수치스러운 모습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침묵하는 다수는 증오에 맞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힐리그의 아내 비앙카도 3일 독일 현지 매체 빌트지 인터뷰에서 폭력 시위에 반대하면서 “다니엘은 이런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앙카는 “다니엘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평화롭게 그를 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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