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쟁에 터키 위기까지..유럽 경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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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8-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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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해질녁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스카이라인 [사진=AP/연합]


유럽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브렉시트, 이탈리아 포퓰리즘 재정정책,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더해 최근에는 터키 위기가 유럽으로 전이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유럽 경제에 대한 낙관론도 빠르게 식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달러는 13일 오후 4시(한국시간) 1.1395달러에 거래되며 1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리라 폭락으로 시작된 터키 위기가 유럽까지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유로 매도에 나선 탓이다. 

WSJ에 따르면 터키는 유럽연합(EU)의 5대 시장이다. 작년 한 해 1000억 유로 규모의 재화와 용역을 EU로부터 수입했다. 터키 경제가 흔들릴 경우 EU의 수출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터키에 대출을 해준 유럽 은행들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리라 폭락으로 터키 기업들의 외채 상환이 어려워질 경우 은행들이 피해를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스페인 은행들은 올해 1분기에만 터키에 809억 달러를 대출했고 프랑스 은행들도 동기간 351억 달러 대출을 제공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 같은 상황은 가뜩이나 글로벌 무역전쟁 여파로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상황과 맞물렸다. 올해 2분기(4~6월) 유로존 경제 성장률은 연율 1.4%에 그치며 두 분기 연속 낮아졌다. 경제 컨설팅업체 TS롬바드의 슈에타 싱 이사는 WSJ에 “유로존 성장 사이클은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지점인데 무역전쟁으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꺾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올초만 해도 유럽 제조업체들의 투자심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근 40년래 제조업체들의 경기 전망은 가장 낙관적이었다. 제조업체들의 설비가동률은 84.5%까지 높아지면서 설비투자도 본격 확대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낙관론은 식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7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8개월래 최저까지 떨어졌다. 컨센서스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3월 2.4%에서 7월에는 2.2%로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까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만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조사를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최고 25%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연간 380억 유로 규모의 자동차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4분기까지 무역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브렉시트 불확실성,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도 유럽 경제를 흔들 수 있는 요인이라고 WSJ는 지적한다. 재정지출을 늘리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경우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32%에 이를 정도로 재정건전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정부가 지출을 더 늘릴 경우 부채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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