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국산 자동차, 미국 25% 관세대상서 빠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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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입력 2018-09-0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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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필수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국내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고용은 어려워지고 있고 소상공인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경착륙을 시키는 무리한 세금 기반 성장정책을 계속하고 있다. 그중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한국GM은 공장 자금 투입으로 위기는 넘겼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대표주자인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도 좋은 상황은 아니다. 이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계획이 무산돼 지배구조 개선의 기회가 멀어져서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국내 자동차 시장도 신통치 않고, 미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중국 시장은 더욱 회복이 되고 있지 않다. 심지어 중국산 현대차를 중국 시장이 아닌 다른 국가에 수출하는 고민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외 시장 상황이 모두 좋지 않다는 뜻이다.

국내 기반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저수익의 1고 3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강성노조와 비효율구조는 심각한 시장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그나마 임단협이 타결돼 당장의 불은 껐다지만, 산업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침체되고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바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와 보호주의다. 무분별한 무역전쟁은 수출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새우등만 터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신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선언은 우리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적자 구조 중 자동차에 대한 집착이 큰 만큼 이 관세부과 대상에서 탈출하지 못한다면 국내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자동차 적자 대상 국가 중엔 일본, 독일 등 유럽과 한국이 주요대상이다. 이미 유럽은 협상을 통해 조건을 주고받으면서 관세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에 우리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곧 있을 미국 지방선거를 고려해 그 전에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에게는 더욱 고민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관세부과가 현실이 된다면 현대·기아차는 약 70만대 이상, 한국GM과 르노삼성까지 포함한다면 최대 100만대의 국산차가 미국으로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국내 경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고 어려운 우리 경제는 더 큰 핵 펀치를 얻어맞는 꼴이 될 수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자동차 산업은 연결된 중견·중소, 협력기업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만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의 무용론을 펼치면서 우선적으로 멕시코와의 재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문제는 일방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다 보니 심각한 왜곡 협상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기존에 없던 일몰조항이 포함돼 약 5년 후 유효성이 사라지면서 재협상을 할 수 있는 항목이 생겼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가 미국으로 무관세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미국산 부품을 의무적으로 70%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멕시코에서 만든다고 하지만 알맹이는 미국산 부품을 대부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식의 자국우선주의가 확실히 포함된 압력에 의한 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캐나다에도 같은 잣대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향후 목표는 한국과 일본이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배수진을 치고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총력을 기울여 미국 집행부를 설득하고 명분을 쌓아서 관세부과 대상에서 완전히 빠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도 많지 않은 만큼 서둘러서 마무리 지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수개월 전에 재협상을 통해 미국산 자동차 쿼터를 5만대까지 늘려주는 등 상당 부분 양보하는 재협상 결과가 끝난 만큼 유예기간을 넘어 곧 서명할 수 있는 기회가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번 재협상 결과를 활용해 하루속히 관세부과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국내외 상황은 좋지 않다. 국내 경제 양대 축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은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의 먹거리 산업인 만큼 각종 악조건을 제거해 활성화의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도 경착륙 정책을 지양하고 좀 더 경제성장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친기업적인 정책을 구사해 힘을 보태주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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