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추싱, 경찰 수 차례 요청에도 묵묵부답 ‘살인사건’으로 키웠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곽예지 기자
입력 2018-08-27 15:2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전문가 “디디추싱 고객 서비스 결함 多… 대책 내놔야”

  • 카풀 서비스 기사 신청 조건에 ‘전과’, ‘음주운전 이력’ 등 포함 안돼

[사진=바이두]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으로 인한 피살 사건이 최근 3개월 사이 두 차례나 발생해 중국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디디추싱은 사건의 직접적 원인이 된 카풀 서비스 순펑처(順風車)를 즉각 중단했지만 사건 발생 전 경찰 측 요청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던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국 경제전문 매체인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27일 디디추싱 살인사건 관련내용을 1면과 2·3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다뤘다. 이중 2면에는 ‘3개월 간 2번의 살인사건, 디디추싱의 잘못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디디추싱의 문제점을 상세히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러칭(乐清)시에 사는 자오(20)씨로 알려진 여성은 디디추싱의 카풀 서비스를 이용해 차량을 타고 가던 도중 운전기사 중(27)씨에게 살해당했다. 다음날 경찰은 살인 용의자를 체포했고 여성을 성폭행하고 했다는 자백을 들었다.

더 문제가 됐던 것은 디디추싱의 대처 방법이다. 앞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 자오씨는 수 차례 경찰 측에 연락을 취했고 경찰측도 신고를 접수한 후 디디추싱에 해당 차량의 운전기사 신원조회와 차량번호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디디추싱은 운전기사의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이후 계속되는 요청에도 묵묵부답했을 뿐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를 두고 중국 법률 전문가는 디디추싱 고객 서비스 프로세스에 많은 결함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리민(李旻) 한성법률사무소 대표는 “디디추싱은 이용자의 사생활과 개인정보보호만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법률상 모든 기업은 공안의 조사에 협조할 의무가 있지만 이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않은 점은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 대표는 “경찰의 요구가 범죄행위와 관련된 정보였지만 이를 행하지 않았고, 지속된 고객 서비스 시스템의 문제에도 이를 개선하지 않은 점은 엄연히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디디추싱의 고객 불만사항 접수 시스템은 여러 차례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살인사건이 있기 하루 전에도 해당 운전기사가 다른 여성 승객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려 한 것이 불만 사항에 접수된바 있지만 디디추싱은 이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3월과 2016년에 불거진 살인사건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됐다. 고객 서비스 센터에 연락을 취했지만 처리 속도가 매우 늦어지거나 연결이 아예 안 되는 등의 문제다.

카풀 서비스 사용자의 심사 과정에서도 심각한 헛점이 드러났다. 순펑처의 차주 신청은 기사 등록 조건이 느슨하다. 신분증과 차량등록증, 운전면허증만 검사할 뿐 전과나 약물, 음주운전 이력 등은 검사되지 않는다. 이 같은 점을 범죄자들이 이용하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디디추싱은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는 모두의 신뢰를 저버렸고 이번 사건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런 비극이 발생한 것에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순펑처 서비스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2015년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투자한 디디다처(滴滴打車)와 알리바바가 투자한 콰이디다처(快地打車)가 합병해 탄생했다. 지난 2016년에는 우버 차이나와 합병하면서 사실상 중국내 차량 호출과 공유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