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와 별개" 미군 유해 송환 시작됐지만 갈 길 먼 북·미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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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7-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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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 북·미 관계 개선 첫걸음"

  • 13년만에 북·미 공동 조사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 "北 변화 고무적이지만 비핵화 의지는 따로 판단해야"

27일 경기 오산공군기지에서 대기 중인 미군 수송기 안에서 한 미군이 북한으로부터 전달받은 55개의 한국전쟁 사망 미군 유해함 앞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로이터]


북한에 남아 있던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평양 외교가 성공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북한의 비핵화와는 별개로 판단해야 한다는 경계감도 큰 탓이다.

미국 백악관은 27일(이하 현지시간) 낸 성명을 통해 "북한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 등을 향한 첫걸음을 뗀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한이 주요 핵시설인 평안북도 동창리 소재 서해미사일발사장의 해체 작업을 시작한 데 이어 미군 전사자 유해를 송환하기로 한 데 대한 공식 반응이다.

현재 6·25전쟁 이후 북한에 남아 있는 미군 유해는 5300여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CNN은 전했다. 주한 유엔군사령부(UNC)에 따르면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북한이 인도한 미군 유해는 55구로 확인됐다. 송환된 유해는 하와이에서 DNA 검사 등 신원 확인을 거친 뒤 미 본토로 이송될 전망이다.

모든 유골을 확인한 뒤 미군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만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번 송환을 계기로 미국 전문가 팀을 북한에 파견, 북·미 간 공동 조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북한과 미국은 1996년 미군 유해 송환 공동 조사를 시작했으나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긴장 관계가 조성되면서 2005년 이를 중단했다.

다만 북한의 '조용한 행보'와 비핵화 의지는 별개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북한의 태도 변화는 극명해 보이지만 미국이 원하는 만큼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5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이 핵분열성 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증언한 뒤 외교가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다. 미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나는 북한이 핵무기를 궁극적인 보험 정책으로 깨닫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내가 김 위원장이라면 안보를 위해 기회를 잡고 핵무기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인 브루스 클링너는 "북한은 올해 초에도 핵실험 시설의 일부를 파괴했지만 실제로 비핵화할 용의가 있다는 증거는 없었다"며 "변화하고 있다고 해도 이전과 같은 외교 노력을 반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만큼 다소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고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전했다.

미 시사주간지인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제거하지 않는 한 기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달성 이후 미국이 보장하기로 약속한 안보 보장에 대해 북한 정권이 확실한 생존권 보장이라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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