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무역분쟁, 韓 경제에 치명적"…뒤늦은 경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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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안선영 기자
입력 2018-07-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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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기준금리 8개월 연속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은행이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한 수출여건 악화,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고용과 관련해서는 신규취업자 수가 10만명 수준에 불과해 '쇼크' 상태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자 기준금리는 현재의 1.5%로 8개월 연속 동결됐고, 하반기 경제전망도 기존 연 3.0% 성장에서 2.9%로 하향 조정됐다. 

◆경제 수장들 "미‧중 무역분쟁은 우리경제에 치명적" 

이주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하며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여 경계감을 갖고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간담회에서 "대외적으로 미·중 간 관세부과 등 통상 갈등이 심화하면 내수·수출 동반 부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 대외 의존도가 높고, 중국과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하방 리스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최근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에 이어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중국도 "필요한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무역분쟁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도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산업에 속한 대기업과 1~3차 소속업체 수는 총 5500여개에 달한다. 종사자 수도 약 30만명에 이르고 있어 관세 인상이 현실화되면 고용과 수출에 직격탄이 예상된다.

◆최악의 고용 "구조적 개선 노력 필요"

이주열 총재는 최근 5개월 연속 10만명 수준에 머문 신규취업자 수에 대해 "고용이 부진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인구구조 변화, 서비스 산업 향상 속도 등을 감안하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고용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만큼 고용에 대한 우려감이 큰 것이다.

이는 올해 초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도 드러났다. 금통위원들은 지난 1월 "고용 상황 개선세 둔화"라는 표현에서 4월에는 "고용부진"으로 한 단계 강한 어조를 사용했다. 그만큼 고용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발언이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고용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한은은 올 상반기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4만명, 하반기 21만명 늘어 연간 18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32만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60%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에도 취업자 수가 24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업 고용은 정부정책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업황부진과 구조조정이 증가폭을 제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고용 부진은 구조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며 "문제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조적인 개선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8월 or 하반기

이날 열린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상과 관련해 소수의견이 나왔다. 대내외 리스크로 우려감이 높은 상황에서 하반기 금리인상에 대해 낙관적이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 총재는 "소수의견을 금통위의 공식적인 금리인상 시그널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인상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의 의견은 의사록에서 확인하라"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인상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8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은 쉽지 않고 4분기에나 금리인상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 우려가 8월 중 완전히 사라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IB)인 소시에테제네랄은 한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 내년까지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0%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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