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美 제약회사 통째 인수...글로벌 선두 CDMO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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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8-07-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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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美 CDMO 엠팩사 지분 전량인수…아시아∙유럽 이어 세계 최대시장 美 본격 진출

  • - SK㈜, 바이오∙제약 분야 제2 반도체로 육성

최태원 SK 회장.[사진=SK]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가 국내 최초로 미국 바이오 제약사를 통째로 인수했다. 지난해 미국계 제약회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유럽 기지 인수에 이어 미국 제약사를 완전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SK㈜는 1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미국 바이오∙제약 CDMO인 엠팩(AMPAC Fine Chemicals, 이하 엠팩)사의 지분 100%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CDMO는 기존 위탁 생산(CMO)에 자체 보유한 생산 기술을 접목한 진화한 형태의 사업이다.

업계는 엠팩의 매출액과 입지를 견줘볼 떄 SK의 인수가격을 약 7000억~8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성과는 제약·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려는 최태원 SK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SK는 1993년부터 최 회장의 의지 아래 당장의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 바이오∙제약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힘입어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한 혁신 신약인 뇌전증 치료제(Cenobamate)가 성공적으로 3상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연내 美FDA 신약승인신청(NDA)을 눈 앞에 두고 있다.

SK(주)는 지난해 유럽의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와 고성장 중인 美 업체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함으로써 글로벌 No.1 CDMO 도약한다는 목표다.

엠팩은 199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됐으며, 항암제와 중추신경계∙심혈관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연 15%이상 고성장 중인 최고 수준의 원료의약품 제조기업으로, 미국 내 3곳의 생산시설과 연구시설 1곳, 500명 이상의 숙련된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엠팩은 특히 美 제약사들이 밀집돼 있는 서부지역에 위치해 다수의 유망 혁신 신약제품의 임상 및 상업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도 20년 이상 장기간에 걸친 파트너십을 맺어 고도의 기술력과 품질관리를 요하는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미국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엠팩 인수를 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 소비되는 의약품은 자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기조의 규제 강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인수가 SK뿐 아니라 대한민국 바이오∙제약 업계 전체에 큰 의미를 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제약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SK㈜로서는 이번 인수가 글로벌 시장에서 질적, 양적 도약의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제약시장은 연평균 4%의 준수한 성장을 기록 중이며, 업계 톱 CDMO 업체들은 연평균 16%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대형제약사들이 의약품 생산을 전문 CDMO에 맡기는 추세인데다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못한 신생 제약업체들의 부상 때문이다.

SK는 글로벌 M&A를 통해 임상단계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선두 CDMO 그룹에 조기 진입할 수 있게 됐다.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1998년부터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글로벌 제약사들에 수출해 왔으며 작년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인수한 바 있다.

한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40만 리터급의 원료의약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엠팩 생산규모를 고려할 때 2020년 이후 생산규모가 글로벌 최대인 160만 리터 급으로 늘어나게 된다.

SK㈜는 SK바이오텍의 아시아-유럽 생산 시설과 美엠팩 간 R&D, 생산, 마케팅∙판매의 ‘삼각편대’를 활용해 글로벌 사업확장을 지속, 2022년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선두 CDMO로 도약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엠팩사의 생산시설은 美FDA(식품의약국)가 검사관의 교육장소로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최고 수준의 생산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수를 통해) 향후 미국의 생산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제품안전성과 고객 신뢰도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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