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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불혹'에 샤오미 창업…'대륙의 기적' 일군 레이쥔

배인선 기자입력 : 2018-07-09 17:22수정 : 2018-07-09 17:49
9일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샤오미 높은 가성비, 혁신적 온라인마케팅으로 성공 인터넷 기업 정체성 논란, 기술특허 등 해결과제

레이쥔 샤오미 회장. [사진=AP연합뉴스] 


"8년 전엔 다들 미친 생각이라 여겼습니다. 인터넷에 기반한 휴대폰을 만들어 중국산 제품의 글로벌 이미지를 높여야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땐 아무도 믿지 않았죠." 

중국 토종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小米) 레이쥔(雷軍) 회장이 9일 홍콩거래소 상장 기념행사에서 말했다. 8년 전 '미친 생각'이 현실이 되는 자리에서다.

샤오미는 창업 8년 만에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날 샤오미 상장 첫날 성적표는 기대에 썩 못 미쳤던 게 사실이다. 공모가인 17홍콩달러에서 1% 남짓 하락한 16.8홍콩달러로 마감한 것. 이로써 샤오미 시가총액은 470억 달러로 책정됐다. 사실 이는 앞서 진행된 기업공개(IPO) 흥행이 저조했던 것에서 이미 예상됐던 결과이기도 하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9일 홍콩거래소 상장 기념 행사에서 양손 엄지를 치켜올린 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비록 상장은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레이 회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다. 상장 전날 직원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더 있는 힘껏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듯, 그는 홍콩 증시 상장을 기반으로 샤오미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올해로 50세를 맞은 레이 회장은 중국 명문대로 꼽히는 우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87학번으로, 대학 4년 커리큘럼을 2년 만에 끝마친 수재이기도 하다. 그의 인생을 바꿔 놓은 건 대학생 시절 도서관에서 빌린 ‘파이어 인 더 밸리’라는 책이다. 스티븐 잡스 애플 창업자 등 실리콘밸리 창업자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그의 가슴속 창업의 불씨를 지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전자상가를 쏘다니며 온갖 컴퓨터 기술을 닥치는 대로 공부했다. 암호화, 백신, 재무, 컴퓨터지원설계(CAD)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고, 전자회로판 설계·용접도 직접 했다. 한때 해커로도 활동하며 각종 소프트웨어 운영원리를 익혔다. 우한시내 전자상가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다.

이후 그는 진산(金山)소프트웨어에 창업 맴버로 참여해 회장직까지 오르며 2007년 회사를 성공적으로 상장시켰다. 이후 회장직에서 은퇴한 후 엔젤 투자자로 변신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성공한 인생이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2010년 4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모토로라 출신 엔지니어·연구원 7명과 샤오미를 세워 '제2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불혹을 막 넘긴 나이였다. 샤오미는 중국어로 '좁쌀'이라는 뜻이다. 초기 창업자들이 좁쌀 죽을 먹으며 미래를 꿈꿨다고 지은 이름이다. 샤오미는 창업 8년 만에 직원 1만9000명을 거느린 연매출 1000억 위안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레이 회장이 창업한 동기는 중국산 제품에 따라다니던 '저질', '저가', '짝퉁'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샤오미가 2011년 처음 발표한 스마트폰 '미1'은 중국산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높은 가성비를 자랑했다. 샤오미를 지칭해 '대륙의 실수', '대륙의 기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화제였다. 퀄컴 듀얼코어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S3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했지만 가격은 애플 아이폰의 절반도 안됐다. 샤오미와 레이 회장에겐 '중국의 애플', '레이 잡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샤오미는 미1을 시작으로 무시무시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2014년엔 애플·삼성도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다.

샤오미가 승승장구한 데에는 가격경쟁력 못지않게 레이 회장이 내세운 혁신적인 온라인 마케팅 모델도 한몫 했다. 이를 통해 '미펀(米粉)'이라는 충성도 높은 팬층을 만들고, 이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입소문을 통해 광범위한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 이를 기반으로 샤오미는 스마트폰 이외에도 공기청정기, 보조배터리, 스마트TV, 공기청정기, 정수기, 전동바이크 등 2000여종 제품을 만들어 저가에 판매했다. 모두 샤오미가 투자해 인큐베이팅하는 스타트업에서 만든 제품이다. 이른바 '샤오미 생태계'다. 이는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구축으로 연결된다. 

레이 회장의 날카로운 비즈니스 감각은 인도 시장 공략에서 드러난다.  2016년부터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세에 밀린 샤오미가 새롭게 눈을 돌린 곳이 인도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샤오미는 남보다 빨리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선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시장점유율은 31.1%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물론 상장 이후 샤오미가 갈 길은 아직 멀다. 중국 IT전문매체인 시나과기는 샤오미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터넷 사업 비중 확대 ▲스마트폰 사업 성장세 유지 ▲기술 특허 문제 등을 꼬집었다. 

특히 레이 회장의 최대 과제는 샤오미가 스마트폰 하드웨어 기업이 아닌 IoT, 인공지능(AI) 등에 기반해 수익을 내는 인터넷 기업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현재 샤오미 매출의 70%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하드웨어 사업 부문에서 창출되고 있어서 인터넷 기업이라 부르기는 좀 애매하다. 홍콩 증시 상장을 앞두고 샤오미 기업가치가 기존의 1000억 달러에서 반토막 수준인 500억 달러 남짓으로 평가받으며 논쟁이 일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는 샤오미의 수익 성장모델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홍콩 증시 상장에서는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 마화텅 텐센트 회장 등 중국 재계 거물들이 샤오미 투자에 참여하며 레이 회장과 샤오미의 발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샤오미의 향후 발전 잠재력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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