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손 들어준 日롯데 주주들 '몸집 불리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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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8-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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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공격경영 행보 주주들 신임 얻어…일본 롯데, 추후 상장에 ‘득’

  • 옥중 부재 딛고 형제간 경영권 분쟁서 '5전 5승' 거둬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린 도쿄 신주쿠의 일본 롯데그룹 본사 건물의 롯데그룹 명판. [연합뉴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또다시 경영권을 지켜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요구한 여러 안건이 모두 부결되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 표대결에서 5번째 승리를 거둔 것이다.

‘옥중 경영’을 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이번 주총에 불참했음에도 롯데홀딩스가 그의 손을 들어준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의 부재 상태에서 진행된 신 전 부회장과의 주총 표대결은 예상외로 싱겁게 끝났다. 이사회는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자신의 롯데홀딩스 이사 선임건과 신동빈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부회장의 이사 해임건을 모두 부결했다.

이번 주주총회의 부결 결과에 관해 롯데홀딩스 관계자는 “신 회장이 수감된 것이 일본의 법률상 이사의 자격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간 신 전 부회장이 주장해온 일본 기업의 도덕적 엄격함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부재 상황에서도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지원이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롯데홀딩스의 주주들과 신 회장의 장기적인 경영방향이 계속해서 일치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달리 적극적인 기업공개(IPO)와 상장을 경영방향으로 제시했다. 기업이 시장의 냉정한 평가에 노출되는 것이 체질 강화와 지배 구조 확립에 도움 된다는 게 신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공격적인 경영보다는 기업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보수적인 스타일의 경영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롯데의 중국사업 손실에 관해 꾸준히 신 회장과 갈등을 빚어왔다.

주주의 입장에서는 기업공개를 통해 자본을 늘리고 회사를 키워가는 방향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롯데 계열사 가운데 상장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실제로 신 회장은 자신의 경영 권한을 넓히면서 한·일 롯데 계열사 모두 기업공개에 적극적이다. 일본에서도 제과산업을 전개하는 핵심계열사 주식회사 롯데(이하롯데)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롯데는 롯데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일본 롯데리아, 야구단 지바 롯데마린스, 투자업체인 롯데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올해 1월 롯데는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각각 판매·유통하는 롯데상사, 롯데아이스 등 2개 계열사를 합병해 사업의 효율성도 높였다. 또한 이 회사는 올해 초 상장을 위한 프로젝트팀도 출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롯데홀딩스 주총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고초 에이이치(牛膓栄一) 롯데 사장은 경영 효율화나 글로벌 사업 진출을 통해 향후 일본 롯데의 매출액을 1.4배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주총회 대결을 관심 있게 보도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너가의 경영권 다툼이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롯데 오너가 의존적 경영방식을 개혁해야만 롯데의 상장도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주주들은 그간 신 회장이 보여줬던 한‧일 셔틀경영의 안정성에도 신뢰를 보내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을 글로벌 굴지의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도 분리경영보다는 한‧일 계열사 간 공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롯데홀딩스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롯데를 모두 경영하는 적임자로 신 전 부사장보다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임직원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일롯데의 경영이 안정화에 접어들기를 바란다”며 “이번 주총을 통해 신 회장의 부재 속에서도 일본 롯데의 두터운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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