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시장에 닷컴버블 그림자…'죽은 코인'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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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07-0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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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CO시장 호황 속에 가치 '0' 죽은 코인 속출…닷컴버블 IPO시장 과열 데자뷔

[사진=AP·연합뉴스]


암호화폐(가상통화) 시장에 2000년 터진 닷컴버블의 그늘이 짙게 드리웠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2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며 추락하는 사이 800개가 넘는 암호화폐가 종언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CNBC는 비트코인 인기에 힘입어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쏟아진 새 암호화폐들이 파국을 맞은 게 2000년 터진 닷컴버블 때와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인터넷 광풍이 한창이던 닷컴버블 때도 수많은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나섰지만,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대다수가 자취를 감췄다. ICO는 암호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증시에서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구하는 IPO와 유사하다.

ICO 정보업체인 코인스케줄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ICO로 조달한 자금은 38억 달러(약 4조2600억원)에 이른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19억 달러의 자금이 ICO 시장에 유입됐다.

문제는 ICO의 열기 속에 이른바 '죽은 코인(dead coin)'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CNBC는 '죽은 코인'으로 확인된 암호화폐가 800개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가치가 제로(0)이거나, 1센트도 안 되는 것들이다.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0년대 말 많은 기업들이 '닷컴'이라는 접미사나 'e'라는 접두사를 회사 이름에 달고 인터넷 투자 바람에 편승했다. 실체 없는 기업이 많았기 때문에 닷컴버블 붕괴 충격을 견디고 아마존처럼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암호화폐 바람도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음료수, 담배 등을 팔던 회사들이 갑자기 암호화폐나 암호화폐 기반기술인 블록체인 관련 회사로 탈바꿈했다가 상장폐지 당하기 일쑤였다. ICO에 나선 기업들도 실체가 없거나 아예 사기수법을 동원한 경우가 많아 이들이 발행한 암호화폐는 결국 '죽은 코인'으로 전락했다.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비트코인의 성쇠도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400% 폭등했다. 같은 해 12월 2만 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극심한 변동성을 겪으며 70%가량 추락했다. 이날 가격은 약 6600달러 선에 불과했다.

CNBC는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여전히 ICO가 향후 IPO나 스타트업에 돈을 대는 벤처캐피털을 대신할 자금조달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의 아서 헤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를 압박하던 각국 규제당국이 호의적으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말에는 5만 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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