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 총구는 美 향한다?…中 기술민족주의ㆍ자국기업 피해 등 반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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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6-2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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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정부 반도체 등 기술 핵심산업 육성에 더 매진할 것"

  • 할리데이비슨 등 일부 미 기업 공장이전ㆍ해고 등 부작용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의 총구가 결국 미국을 향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압박은 오히려 중국의 '기술 민족주의'를 부추겼을 뿐만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일부 미국 기업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 "트럼프의 압박이 中 '기술 민족주의' 깨웠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관세를 중심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은 특히 중국의 ZTE, 화웨이 등 기술 기업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슨 대학 국제관계대학원의 링 첸 교수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최근 강화하고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은 중국 고위관료들에게 현재의 발전 전략이 얼마나 취약한 지를 일깨워줬다"면서 "역설적이게도 최근 양국의 무역 긴장은 중국이 산업 전략을 바꾸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첸 교수는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통해 첨단부문 제조업 및 기술 육성에 나서왔지만, 최근 국제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통해 중국이 세계자유무역 체제에 더욱 깊숙이 들어오면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 산업 전략을 짜면서 중국은 기존의 핵심 기술이 아니라 자신들이 선두에 설 수 있는 신소재, 친환경 로봇 등에 집중해왔다"면서 "그러나 ZTE 등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중국은 반도체와 같은 핵심 산업에서 자국 기업 육성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첸 교수는 당초 중국이 내세운 제조업체 육성 전략인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는 미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공격적이지 않았으나, 이제 중국은 트럼프 시대를 거치면서 '기술 민족주의'를 더 강화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중국은 향후 기술 분야에서 다른 국가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핵심산업에서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첸 교수는 전망했다. 

◆ 자국 기업들을 겨눈 총구…"파장 더욱 커질 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EU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피해를 입은 당사국들도 미국에 대한 보복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의 피해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유명한 명품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데이비슨은 유럽에 수출할 제품을 미국이 아닌 국외에서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CNN 등 외신은 25일 전했다.

EU의 보복관세에 따른 장기적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는게 할리데이비슨 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조치는 미국에 더 많은 제조공장을 유치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미국 최대의 철못 제조업체인 '미드콘티넌트 스틸앤드와이어'도 무역전쟁 피해 기업 중 하나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철강 기업에 관세를 높이면서, 이 기업이 생산하는 철못 가격도 급등해 주문량은 크게 줄었다. 결국 미드콘티넌트 스틸앤드와이어는 근로자 60명이 지난 15일자로 해고했다고 미국 현지 언론이 25일 전했다.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던 보호무역이 역으로 일자리를 없앤 셈이다.

위스콘신의 낙농업체도 보복관세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최근 무역전쟁 전운 고조로 이들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했다면서, 멕시코·캐나다 등의 보복관세가 더욱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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