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서 일본은 중국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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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06-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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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로 글로벌 관계 지형 변화 분석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일본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연합/AP]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국면에서 일본이 중국에 접근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강경한 무역 정책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 하여금 중국에 동의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수년간 중국과 영토와 안보 문제에서 충돌해 온 아베 총리가 전후 유지된 자유무역 체제의 동맹을 필요로 하는 가운데 중국과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수입을 제한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글로벌 관계를 재편하고 있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아베 총리는 이달 회견에서 지난달 리커창 중국 총리의 방일을 “급격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일본과 중국의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은 중국에 대해 무력을 통해 지역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은 아베의 군사력 강화가 역사의 교훈을 무시하고 있다고 하는 등의 비난을 양국은 최근 수개월간 억제하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일본을 방문해 두 나라를 멀어지게 한 문제인 1930년대 일본이 침략해 지배했던 역사적 사실은 거의 거론하지 않고 일본이 좋아하는 “미래를 바라보자”라는 말을 반복했다.

일본은 지난해 중국에 대부분 미국을 공략하는 아이폰과 같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반도체와 하이테크 전자제품을 1370억 달러 상당 수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고기술이 적용된 중국 상품에 부과한 것은 일본에도 타격이다.

미국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영향으로 닛케이 지수는 18일 평균 0.75% 하락했다.

아베의 무역에 대한 우려가 일본과 미국의 군사 협력을 재조정하는 데까지 미치지는 않는다.

일본 관료는 중국과 일본이 동중국해의 일본령 섬과 지역에서의 군사력 과시를 놓고 상반된 입장에 있다고 WSJ에 밝혔다.

미국의 항공모함, 핵잠수함, 폭격기 없으면 일본은 중국의 핵무기에 대한 방어 능력이 없다.

이는 아베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미국에 대한 균열로 보이지 않도록 조심하는 이유다.

다른 미국 동맹국과는 달리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보복 방침을 발표하지 않고 있기도 하다.

중국과 일본은 미국의 무역 정책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불만을 공유하고 있다.

일본 관료들은 국영기업의 고기술 분야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에서 중국이 변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에 동의하지만 중국에 대한 대응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무역 갈등은 시진핑 주석으로 하여금 일본과 같이 중국이 자유무역을 원하는 꾸준하고 의지할 만한 집단으로 각인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 11월 시 주석은 공개 연설에서 “다자주의를 유지해야 한다”며 “가까운 협력관계를 구축하자”고 했다.

중국은 일본으로부터 추가 투자와 전문지식의 전달을 기대하고 있다.

아베 정부의 공식 간행물에서 시로 암스트롱 호주국립대 교수는 미국이 빠진 글로벌 자유무역 시스템 구성에 중국이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과 글로벌 경제는 미국의 지도력에 의존해 왔으나 이제 아시아가 재편될 필요가 있다”며 “예상 밖으로 중국이 중요한 협력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암스트롱은 “일본이 트럼프에 대응하는 지렛대를 필요로 한다”고도 했다.

이 총리의 일본 방문은 중국 총리로서는 8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3월 11일 일본을 포함한 환태평양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뒤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를 줄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에 서명했다.

일본과 EU는 내년 시작하는 자유무역 협정에 서명하기도 했다.

일본은 중국과 일본, 인도,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제안하면서 보다 활동적인 역할을 시작했다.

일본의 주재로 이들 국가의 총리들은 내달 1일 일본 도쿄에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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