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은 세계질서 재편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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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06-1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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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 '더 힐'지 기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세계 질서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의 갈등이 유럽연합(EU), 캐나다, 인도 등에도 도미노처럼 번져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CNN은 17일(현지시간) 인도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보내는 통지문을 통해 30개 품목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복 관세는 미국의 철강관세로 인한 피해 규모와 상응하는 2억4100만 달러(약 265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인도 외에도 EU, 멕시코, 캐나다 등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들은 철강관세에 반발하면서 맞불 관세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미국이 500억 달러에 상응하는 중국산 기술제품에 25%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키로 하면서 중국 역시 동일한 규모로 즉각 보복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폭탄'이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하지만 미국 주요 매체들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관세 조치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주 “무역 갈등이 글로벌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며 “미국의 무역 조치는 물론 캐나다와 유럽, 독일 등 다른 국가도 보복에 나서면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이런 가운데 미·중 간의 무역 갈등 심화가 세계 질서의 재편을 알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이날 '더 힐'지 기고에서 미·중 무역전쟁을 양국 간의 지정학적인 경쟁을 통한 냉전의 시작으로 해석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나 이란 협상, 캐나다와의 무역분쟁 또는 러시아와의 갈등보다는 세계 제2위의 경제·군사 대국인 중국의 부상이 미국에 국가안보적인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미국과 중국이 누가 동아시아를 주도할 것이냐뿐 아니라 어느 슈퍼파워가 당당하게 21세기를 자신의 시대로 부를 수 있느냐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중국을 국제적인 고립에서 끌어내기도 했지만 중국 지도자들이 지정학적 투쟁에 몰두하면서 미국과의 긴장이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지적했다. 

구(舊)소련이 내부에서 부패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은 미국이 다음 차례로 국가 안보적인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보고서가 이미 1980년대에 나왔고, 실제로 수년 뒤 소련은 붕괴하고 미국과 중국은 대만의 미래를 놓고 대결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과의 충돌에 대비, 수천억 달러를 투입해 군사력을 현대화했다. 중국은 이제 두 개의 항공모함과 미 해군을 가라앉힐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는 미사일 부대를 보유하고 있고, 남중국해에 인공섬과 기지도 구축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는 것을 안보 부문 이외에서도 추구하고 있다며, 중국지도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경제 현대화를 통한 국가 경쟁력 재건으로 정통성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더 이상 세계의 저비용 공장이 아니라 기술과 혁신의 집단으로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대만, 일본에도 맞서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계획은 자국 기업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컴퓨터회로, 태양광 등에서 내수 시장을 지배할 수 있도록 수천억 달러를 지원하게 해 중국이 기술 분야에서 슈퍼파워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우려되는 것이 중국의 영토적 야망으로 동중국해를 지배하려 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제거하는 한편 남중국해를 자신만의 개인 호수로 만들려는 등 모든 방향에서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정부가 이같은 중국의 도전을 알고 있으며 향후 6년간 중국과 겨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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