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증권사 사장단에 "내부통제 강화로 삼성증권 사태 재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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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04-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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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삼성증권 배당착오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감독 당국 수장이 증권사 사장단을 모아놓고 삼성증권 배당착오 유사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게 내부통제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연 증권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이처럼 밝혔다. 그는 "삼성증권 사태는 자본시장 근간을 이루는 투자자 신뢰를 실추시킨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장과 사장단은 이 자리에서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함께 논의했다.

◆신속한 피해자 구제가 최우선

김기식 원장은 "제도 개선이나 징계 수위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구제"라며 "피해자가 법적 대응을 하느라 시간과 돈을 빼앗기는 2차 피해를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투자자 피해구제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보상기준은 아직 명확하게 내놓지 않았다. 피해 시점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다. 대량 매도가 이뤄진 사건 당일 삼성증권 주가는 한때 12%가량 추락했다. 이날까지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낙폭은 10%를 넘었다. 피해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구제 대상이나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배당 착오로 대량 매도가 나오기 직전의 주가가 합리적인 기준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내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최종안을 빠른 시일 안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상 시한도 정하지 않았다"며 "법리를 떠나 최대한 피해자 입장에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공매도 없앨까 우려하는 증권사

간담회를 찾은 증권사 사장단은 공매도 폐지론을 경계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가장 무서운 것은 사실이 아닌 우려가 목을 조를 때"라고 말했다. 공매도 폐지론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는 "공매도를 없애자는 말은 모든 펀드를 매수만 하는 '롱온리' 전략으로 운용하라는 것과 같다"며 "제도 자체는 시장을 위해 필요하고, 악용할 때만 징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정의연대는 논평에서 "삼성증권 사태는 시스템적으로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하는 행위로 국내에서는 불법이다.

당국은 이번 사태를 공매도와 연결지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기식 원장은 "공매도를 거론하는 것은 본질을 흐릴 수 있다"며 "공매도는 존재하는 주식을 전제로 하지만 이번 상황은 '유령주식'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예탁원으로 배당체계 일원화해야

재발을 막을 대안 가운데 하나로 배당체계 일원화가 꼽히고 있다. 삼성증권은 발행사와 투자중개업자로서 배당업무를 똑같은 시스템으로 처리해왔다.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을 스스로 안고 있었던 셈이다.

다른 증권사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다. 비슷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를 고치지 않으면 언제든지 배당착오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사주와 일반투자자에 대한 배당 방법이 달라 오류가 났다"라며 "예탁결제원이 일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일원화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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