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은행 부정합격자 해고는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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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윤주혜 기자
입력 2018-04-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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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무방해 혐의 입장 힘들어

  • 규준 마련되어도 소급 불가

2월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하나은행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끝낸 검찰 직원들이 압수품을 들고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입 은행원 채용비리 문제가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부정합격자들이 여전히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들은 검찰과 법원의 판결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 만큼 면직 등의 처분을 내리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KEB하나·우리·JB광주·BNK부산·DGB대구은행 등에서 발생한 채용비리와 연관된 직원들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와 법원의 판결에 결과에 따라 최종 징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사실상 재판이 진행되는 1~2년 동안 별 문제 없이 은행에 소속돼 있는 셈이다.

검찰은 이광구 전 행장을 포함해 채용비리에 연루된 우리은행 임직원 6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은행은 법원 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부정합격을 이유로 감봉, 면직 등의 처분을 내리면 근로기준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판결이 내려진 후에야 은행 내부의 자체적인 징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채용비리 행위를 직접적으로 한 인사부장 등과 달리 신입행원들은 처분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입행원이 은행에 입사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을 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은행연합회는 상반기 내 부정입사자 퇴출 등의 내용을 담은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을 만든다. 다만, 모범규준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아 최근 문제가 된 부정입사자 퇴출을 기대하긴 힘들다.

채용비리가 대거 드러난 금융감독원의 사정도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9월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난 부정 입사자 10명은 현재 업무에서 배제, 이들에 대한 채용비리 여부를 자체 조사 중이다. 금감원은 현재 부정 입사자 퇴출 방안을 고심 중이지만 반민반관의 특성상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법조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채용비리로 억울하게 금감원 채용에서 탈락한 피해자들은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현행 법안과 상충되는 부분 등을 따져 본 뒤 퇴사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며 "기재부 가이드라인이나 강원랜드 등 타기관 사례 등을 참고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채용비리라고 하더라도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 은행에서 합격자를 처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추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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