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명한 색깔 약속’ 김태호 PD, 쉼표와 함께 시작한 ‘무한도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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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8-03-3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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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 사진=MBC 제공]

“제가 ‘무한도전’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관심이 없었어요. ‘유재석씨와 친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시작했는데,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 때문에 전 국민과 친해질 수 있었네요”

'국민 예능프로그램'을 만든 '국민 PD'도 예상 못했다. 2005년 시작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13년 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무한도전’이 하지 않는 토요일 밤은 지금도 상상하기 힘들다. 마지막 방송을 하루 앞둔 김태호 PD는 ‘끝’이 아닌 ‘또 다른 무모한 도전’을 약속했다.

30일 MBC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태호 PD는 “ ‘무한도전’ 2로 돌아온다, 6개월 후에 돌아온다는 말을 이 자리에서 할 수는 없다. 가을 복귀를 정해놓으면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없다.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이 없다”며 “대중적일지는 모르나 색깔이 분명한 것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은 드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한도전’을 멈추는 일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고민했던 일이다. '김태호' 자신보다 ‘무한도전’을 주어로 놓고 인생을 살았던 PD는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봤다.

김태호 PD는 “내가 쉴지가 아니라 ‘무한도전을 어떻게 좋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이렇게 답이 정해진 것 같다”며 “무한도전의 색깔을 지키기 어려려워 만족감이 떨어졌다. 자괴감이 들었다. 무한도전 색깔이 제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찾겠다”고 말했다. 2006부터 2009년까지 ‘무한도전’ 프로그램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준 김태호 PD는 “2010년부터는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 정도로 우리의 고통이 많이 보였다”고 돌아봤다.

호평을 받은 프로그램을 만든 후 바로 또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은 엄청 컸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거친 것처럼 ‘인문학적인 상상력’을 털털 쏟아냈다”고 말한 그는 색깔을 찾기 위안 계획을 하나하나 나열했다.

“13년 간 저녁에 가족과 식사한 적이 거의 없다. 아들 한글공부도 시킬 생각이다. 책장 속에 꽂혀 있는 세계문화 전집도 꺼내 볼 것이다, 이동 중 버릇 하나가 있다. 구글 세계 지도 보면서 가고 싶은 곳을 찍는 것이다. 그 곳에 가보면서 이야기를 채워가는 시간을 갖고 싶다.”

변화는 김 PD의 힘이다. 김태호 PD는 “마블의 10주년을 보면서 많은 점을 느꼈다. 전체적인 세계관은 가져가되 특집은 각각 다른 감독이 만들지 않나. 제가 전체적인 틀은 가져가되 현장에서 구체화하는 역할은 후배들이 했으면 좋겠다. 다만 세계관을 공유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무한도전'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마블' 같은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플랫폼에 대한 생각도 많다. 방송 중에 어떤 것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3분, 5분으로 나가는 건 어떨까?’하고 생각했다. 하하, 양세형은 개인 방송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100억 제안설 등 루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밝힌 김 PD는 " '무한도전'에 대한 사랑보다 더 큰 유혹을 느낀 것은 없었다. MBC에서 다시 인사드릴 것이다. 다른 곳에서 구체적인 제안도 없었다“고 말했다. MBC가 허락한 가운데 김 PD는 회사의 배려로 누나가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3개월가량 연수를 다녀올 예정이다. 4월에는 고생한 스태프들과 괌으로 떠난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각자의 일정으로 인해 괌 여행은 함께 하지 못하게 됐다.

가족이라고 표현한 ‘무한도전’ 멤버들에 대한 마음은 특별했다. 김PD는 “유재석과의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웃으며 “유재석은 내가 본 예능인 중 가장 노력하고 가장 준비를 많이 하는 사람이다. 콘텐츠에 대한 욕심이 커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다. 가장 기대고 의견을 듣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하하는 축구로 치면 미드필더다. 유재석과 함께 큰 그림을 그린다. 노력에 비해 스포트라이트가 덜 비춰진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멤버들과 함께 ‘무한도전’을 완성해준 팬들에게는 희망적으로 편집한 ‘예고편’을 전했다. ‘무한도전’ 촬영 없는 목요일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김태호 PD는 팬들에게 “항상 사랑해주시고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셔서 감사했다”며 “마지막 방송은 열린 결말이다. 멤버들의 바람도 들어있다. 이별이 갑작스러웠던 것처럼 만남도 갑작스러울 수 있도록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호의 '무한도전' 2는 지금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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