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 칼럼-중국정치7룡] 시진핑 절대권력은 어디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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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
입력 2018-03-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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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강효백 교수 제공]



중국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槍杆子裏面出政權)'는 유명한 말을 했다.  그렇다면 오늘날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習近平)의 권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정치장교 출신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의 ‘성골’

중국 공산당 군대에는 특수한 직책이 하나 있다. 정치위원이 바로 그것이다. 군부대 내에서 사상·이념·정치노선 등을 교육하고, 공산주의 이념을 군대와 작전에 투영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치위원은 사령관 등 장교들을 감시·감독하고 당중앙의 지시를 전달하고 특이사항을 당중앙에 보고하는 임무를 맡는다. 따라서 정치위원은 소대부터 사단, 군단까지 모든 중국군 편성단위의 서열 1위이다. 이게 바로 ‘공산당이 공산군을 지휘하는 원칙’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실제 사례 중 하나다.

마오쩌둥부터 시진핑까지 역대 중국 최고지도자는 정치장교(군 정치위원) 출신과 민간 당원 출신으로 구분될 수 있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鄧小平), 시진핑은 정치장교 출신이고, 화궈펑.(華國鋒), 장쩌민(江澤民) , 후진타오(胡錦濤)는 민간당원출신이다. 전자는 중국공산당의 ‘성골’이라면 후자는 ‘진골’이라고 할 수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초대주석, 마오쩌둥의 청·장년기는 불우했다. 해외유학은커녕 대륙을 석권하기까지 단 한번도 중국 땅을 벗어난 본 적이 없는 '중국판 신토불이', '토종혁명가' 마오는 소련유학파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수호전'의 양산박 흉내나 내는 ‘촌뜨기 공산주의자’라는 멸시를 받았다. 그런 마오가 승승장구, 출세가도로 들어선 계기는 1930년 8월, 후일 대장정의 주력부대가 된 홍군 제1방면군을 창설해 ‘정치위원’을 맡은 후부터였다. 정치위원 마오쩌둥은 군단장 주더(朱德)를 지휘·감독했다.

오늘날 'G2' 중국의 초석을 닦은 덩샤오핑의 스펙 역시 ‘정치위원에서 정치위원으로’였다. 1929년 덩샤오핑은 정치위원으로 중공군에 입문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부총리로 전직할 때까지 무려 21년간 정치위원이었다. 특히 정치위원 덩샤오핑, 사단장 류보청(劉伯承)이 있던 팔로군 129사단은 항일전쟁과 국공내전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백전백승 사단이었다.

시진핑의 부친이자 덩샤오핑의 측근인 시중쉰(習仲勳)도 약관 20세에 1933년 3월 섬감변구(陝甘邊區) 유격대 총지휘부 정치위원으로 임관해, 관중지구 사령부 정치위원, 섬감녕((陝甘寧)군구 정치위원, 서북군구 정치위원 등 1950년 9월 중국공산당 당선전부 부장으로 전직할 때까지 무려 18년 6개월간 정치위원을 겸했다.

1979년 덩샤오핑(당시 중앙군사위 제1부주석)은 당시 시중쉰 부총리의 아들 시진핑을 중국 최고권력의 핵심중의 핵심, 당중앙군사위 판공청 비서(한국의 중령급에 해당)로 발탁, 국방부장겸 중앙정치국위원을 보좌하도록 함으로써 차세대 군부 및 당정 지도자 수업을 받게 했다.

이후 시진핑은 아래와 같은 호화찬란한 군 수뇌 경력을 쌓아왔다. 

1.중앙군사위 판공청 비서(현역 1979-1982)
2.정딩(正定)현 무장부대 제1정치위원(1983-1985)
3.닝더(宁德)군구 당위 제1서기(1988-1990)
4.푸저우(福州)군구 당위 제1서기(1990-1996)
5.푸젠(福建)성 미사일예비역사단(高炮预备役师) 제1정치위원(1996-2002)
6.난징군구(南京军区)국방동원위원회 부주임 겸 푸젠(福建)성국방동원위원회주임(2000-2002)
7.저장성군구당위제1서기, 저장성 국방동원위원회 주임 (2002-2007)
8.상하이시 경비구당위(警备区党委) 제1서기(2007)
9. 중공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2010—2012)
10. 중공중앙군사위원회 주석(2012~ 현재)

시진핑은 현재 당위원회 총서기, 당중앙군사위원회주석,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라는 세 가지 직위를 가지고 있다. 

세 가지 직위 중 진정한 중국 1인자를 상징하는 건 무엇일까? 국가주석은 흔히 영문으로 ‘President’로 표기되기 때문에 중국 1인자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다. 중국의 당·정 체제상 국가주석은 내각책임제의 대통령보다 못한 존재이다. 중국 권력 1인자는 당총서기이다. 당이 국가를 영도하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진짜 진정한 중국최고권력자는 군 최고사령관 ‘중앙군사위 주석’을 맡고 있는 자이다.
 

[자료=강효백 교수 제공]


◆시진핑 절대권력의 비밀: 軍직위 중심, 黨政직위 겸직

중국공산당 홈페이지에 있는 정치국상무위원 7명의 약력 중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은 시진핑의 휘황찬란한 군 경력이다.

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총리부터 서열 7위 한정(韓正) 상무부총리까지 정치국상무위원(서열 5위 왕후닝 제외)들 모두 1~3개 지역의 성장이나 당서기를 역임했지만 시진핑처럼 군구당위 제1서기, 제1정치위원 등 해당 군구 통수권까지 장악했던 자는 하나도 없다.

덩샤오핑이 당군사위주석을 사임한 1989년 이후 재임했던 모든 정치국상무위원중에서도 군·당·정(軍·黨·政) 삼권 통수권자 경력을 보유해온 자는 시진핑이 유일무이하다.

여느 고위지도자의 출세가도와 달리, 시진핑의 그것에서는 군 직위를 중심으로 삼고, 좌우에 당직과 정부직을 겸직하여 온 듯한, 매우 특이한 궤적이 포착된다. 시진핑은 군부내 핵심간부들을 측근 일색으로 임명함으로써 군맥 전반을 장악하였다. 즉, 시진핑 역대급 스팩의 특징은 군직위를 중심으로 당·정 직위는 겸직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시진핑 절대권력의 비밀이다.

현재 시진핑 주석은 당총서기·당중앙군사위주석·국가주석·국가군사위주석(중국 공산당 홈페이지 게재 순) 외에도 ‘중앙군사위 연합작전지휘센터 총지휘·국가안전위주석·중앙군사위국방군대개혁심화영도소조장 등 모두 7개의공식직함을 갖고 있다. 시진핑의 7개의 직함 중 군사안보와 관련된 건 5개나 된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의 ‘주석’은 ‘국가주석’이라는 의미보다 ‘군사위주석’에 훨씬 가깝다. 즉 ‘시 주석’은 ‘시 국가주석’의 약자가 아니라 ‘시 군사위주석’의 약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것들 때문에 시진핑이 덩샤오핑을 넘어 마오쩌둥에 비견되는 카리스마를 누리며 1인통치 절대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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