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웅의 데이터 政經] 6월 13일... 뉴욕·LA시장 재선이 말해주는 필승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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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웅 데이터정치경제연구원 원장
입력 2018-03-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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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웅의 데이터 政經]
 

[사진=최광웅데이터정치경제연구원장]




세계 최대도시 뉴욕을 이끄는 빌 드블라시오(57) 시장은 좌파정당인 라틴아메리카 산디니스타(Sandinistas) 맹렬 지지자 출신이다. 뉴딜정책을 통해 국가개입을 적극 추진한 루즈벨트 전 대통령을 존경하며, 1990년 자신의 사회적 목표를 “민주적 사회주의”라고 표현했다. 민주당에서도 가장 왼쪽에 서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노선이다. 그는 동성애 경험이 있는 7살 연상인 흑인 여성과 1994년 결혼해 니카라과로 신혼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지독한 좌익 운동가였다.

드블라시오의 본격적인 정당활동은 1989년 시작된다. 데이비드 딘킨스 뉴욕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하고 보좌관으로 4년을 근무했다. 1993년 딘킨스가 낙선하자 이번에는 뉴욕주 주택도시개발부 지방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드블라시오는 1999년 38세의 나이에 뉴욕시 15지구 교육위원으로 당선되며 첫 선출직 경력을 쌓기 시작한다. 2001년부터 그는 4년 임기의 뉴욕시의원을 3연임 하였다. 그의 득표율은 73%, 72%, 83.4% 등 매우 높았다. 2009년 그는 뉴욕시 옴부즈맨 선거에 도전해 역시 77.6%로 공화당 후보를 압도하였다. 4년 후 드블라시오는 뉴욕시장으로 출마해 73.2% 득표율을 올리며 조 로타 전 뉴욕부시장을 완파하였다. 이 때 드블라시오 시장의 핵심 선거운동은 한 마디로 친 서민 행보 강화다. 사회적 불평등 해결을 약속하는 “뉴욕의 두 도시 이야기”가 그것이다.

민주당 딘킨스 시장 이후 친 기업주의를 앞세운 명명가 시장 줄리아니와 불룸버그가 잇달아 당선되며 뉴욕시는 외형적으로 번영을 구가했다. 고층건물은 치솟았고 맨하튼 집값은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산층은 무너졌고 양극화는 심해졌다. 드블라시오는 이 틈을 정확하게 파헤쳤다. 그가 해결책으로 내세운 것은 “부자 증세”다. 뉴욕시민 가운데 소득기준으로 상위 1%인 연소득 50만 달러(약 5억 5천만마원) 이상에 대해 세율을 3.876%에서 4.41%로 올리겠다고 제시했다. 상업용 건축물에 대한 재산세 경감 혜택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대신에 중소기업 세제 혜택을 늘리고 공립대 보조금을 확대하며, 빈곤층 어린이집 무상보육과 무료 방과 후 학습 등 보편적 복지도 늘린다. 또한 이 세금으로 주택 20만채를 지어 보급하는 것도 포함된다. 드블라시오의 예측은 정확하게 성공했고 4년 후인 지난해 11월 그는 66.5% 득표율로 여유 있게 재선되었다.

미국 2대 도시 LA시 행정을 맡고 있는 에릭 가세티(47) 시장의 노선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제시한 제3의 길을 연상하게 한다. 블레어는 옥스퍼드대학에서 공부한 후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가세티는 컬럼비아대학을 거쳐 영국 정경대학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가세티는 20대에 이미 남캘리포니아대학(USC) 조교수로 근무했으나 2001년 30세의 나이로 LA 시의원에 첫 출마를 한다. 2005년에는 도전자 없이 단독 출마해 재선 후 이듬해에는 시의회의장에 당선되어 6년간 역임했다. 가세티는 42세가 되던 2013년 5월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8.4% 차이로 LA시장 직에 오른다. 그의 상대는 같은 민주당원이자 첫 여성시장을 노리던 웬디 그루엘(57) LA시청 옴부즈맨이다. 선거운동과정에서 가세티는 만성적인 노숙자 문제와 제대군인 복리후생 등 해결을 우선적으로 약속했다. 또한 임금 및 연금인상을 지나치게 요구하는 공무원 노조에 대해 반감을 가진 유권자들을 역으로 활용한 선거캠페인에 성공했다. 그 때문에 도전자인 그루엘은 수도·전력국 노조의 강한 지지가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하였으며, LA 최초 여성시장 꿈이 수포로 돌아갔다. 소수인종이 많이 거주하는 LA는 항상 낮은 유권자 등록이 문제다. 54%의 낮은 투표율과 여성 후보 그루엘에 대한 50%에 불과한 여성 지지율이 승부를 갈랐다.

LA시장 재임 기간 가세티는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한 임금 억제 및 연금혜택 축소 등 수도·전력국 개혁을 단행했다. 채용비리로 불거진 소방서 고용시스템 점검에 착수하고 경찰·소방관 증가 억제 등 공공부문 개혁을 시작했다. 특히 이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정체성과는 동 떨어지는 것이었으나 오히려 수도·전력국 노조의 강력한 지지를 받은 웬디 그루엘의 낙선으로 가세티의 정책은 더욱 힘을 받게 되었다. 또한 퇴역군인 1만개 일자리 확보 등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취임 첫 해부터 각 부서별 5% 예산절감을 추진했다. 그리고 세금 증가를 억제하고 대신 저소득층을 위해 최저임금을 2017년 까지 13.25 달러로 단계적인 인상을 추진했다.

가세티는 지난해 3월 재선 때 81.4%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이후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걸고 있는 반 이민 정책에 공공연하게 맞서며 난민보호 및 2028년 LA시 하계올림픽 유치, 그리고 노숙자 및 주택문제 해결을 주된 이슈로 내걸고 있다. 재선 이후 변화된 환경 속에서 그는 2020년 민주당 차기 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LA시 안에서는 전통 민주당 지지층보다는 소득 30~40대와 4만 달러 이하 낮은 소득, 그리고 저학력 유권자에서 인기가 좋은 편이다.

빌 드블라시오 뉴욕시장과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2013년 첫 당선되었으며 다 같이 지난해 재선되었다. 이들은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공부한 공통점도 있다. 각각 뉴욕시의원과 LA시의원으로 출발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정책을 대하고 펼치는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드블라시오는 전통적인 민주당 성향이지만 가세티는 오히려 제3의 길 노선에 가깝다. 4년 뒤 이들 임기가 끝나면 최종 평가가 확정될 것이다. 우리의 경우 서울·부산·인천·대구시장 등을 어떤 기준으로 선출할 것인가? 이제 겨우 겨우 77일 남았다.

최 광 웅(데이터정치경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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