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 칼럼] 2018 중국 양회와 동북아 카오스 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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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입력 2018-03-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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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양회 관전포인트는...동북아 '시진핑 리스크' 새롭게 등장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3일 정협, 5일 전인대 개막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사진=AP통신]


올해 양회(兩會), 즉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에 열리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지만, 관전포인트는 아주 간단명료해졌다. 중국이 강조하는 부분과 외부 시각 사이의 차이 또한 분명하다.

◇ 2018년 전인대 핵심은 연임 제한 삭제 반대표

지난해 10월 열린 19차 당대회에서 중국 공산당(중공, 中共)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군사위) 주석에 연임된 시진핑(習近平)은 이번 양회를 통해 중국 국가 주석을 연임한다. 이에 따라 올해 양회를 통해 시진핑 집권 2기 5년의 구체적인 국정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양회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관전포인트는 세 가지이다. 우선 헌법의 국가주석 2연임 제한 삭제로 시진핑의 ‘3선 이상 연임’ 가능 여부이다. 다음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하 시진핑 사상)’의 헌법 명기이다. 마지막은 국가감찰위원회와 감찰법안 신설이 포함된 공산당·국가기구 조직개편이다.

‘거수기’로 비유되는 양회인 만큼 이 세가지 사안 모두 문제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통과 여부가 아니라 어떤 분위기에서 통과될 것인가이다. 즉, 국가주석 연임 제한 조항 삭제가 전인대에서 얼마나 많은 지지를 얻을지 보다는 반대표나 기권표가 어느 정도 나올지를 주목해야 한다. 시진핑 1인천하 시대는 무난하게 도래하겠지만 ‘순도’가 얼마일지가 향후 동북아 국제 정세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 인민일보가 강조하는 올해 양회 중공의 세 가지 신호

인민일보 해외판은 지난 4일 올해 양회가 매우 특수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개혁·개방 40주년이 되는 해로 개혁을 지속한다는 것 자체가 가장 좋은 '기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번 양회를 통해 중공이 개혁에 대한 세 가지의 확고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개혁의 태도가 명확하다. 중공의 고위층은 새로운 시대의 발전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바탕으로 중단없는 개혁을 진행한다. 둘째, 개혁의 행동은 매우 신속하고 민첩하다. 특히 올해는 전례없이 두 달 사이 무려 두 차례의 중공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이하 중전회)를 개최해 개혁안을 전인대에 상정했다. 셋째, 개혁의 이론이 명확하다. 오랜 관습과 체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국가제도와 법률을 세워서 개혁의 제도적 기초를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인민일보는 “중국이 40년 전 개혁·개방으로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던 입장에서 오늘날 흐름을 이끄는 자리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대의 개혁은 지속돼야 한다"며 이번 양회의 핵심이 '개혁의 지속성'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이번 양회의 관전포인트로 △개헌 △감찰법 △당과 국가기구 개혁을 언급했지만 주석 연임 제한 조항 삭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이 보도통제에 나서면서 이를 언급한 중국인 전문가의 평론이나 자료 또한 찾을 수 없는 상태다. 

◇ 시진핑 개헌은 새로운 도전이자 카오스 시대의 개막

시진핑은 예상을 뒤엎고 지난해 10월 개최된 19차 당대회에 이은 세 번의 ‘중전회’ 일정을 모두 앞당겼다. 이를 통해 헌법에서 국가주석의 연임제한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을 이번 전인대에 상정시켰다.

국가주석 연임 제한이 삭제되는 개헌안이 전인대에 상정된 후에야 필자도 비로소 왜 시진핑이 중요한 정치행사를 연이어 앞당겨 개최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시진핑은 임기 제한이 없는 중공 총서기와 군사위 주석의 연임만으로는 ‘중국의 꿈’과 ‘강군(强軍)의 꿈’을 이루기에 불충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시진핑의 이번 개헌 시도는 새로운 도전이자 카오스(chaos) 시대의 개막이다. 외부적으로 보면 시진핑은 이번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이 가능한 1인천하의 권력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셈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공산당 체제의 기초가 갈수록 약화될 것으로 필자는 판단한다.

첫째, 시진핑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반대파 세력의 불만 가중으로 중공의 파벌 싸움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 예상된다. 둘째, 시진핑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인민들의 불만 해소에 중공의 ‘당력(黨力)’과 중국의 ‘국력’이 소비될 것이다. 셋째, 시자쥔(習家軍), 즉 시진핑 정권 내부의 주류와 비주류간 발생될 주도권 싸움으로 새로운 파벌이 형성될 수 있고 이 역시 중공의 ‘당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동북아 국제정세에 기존의 ‘북핵 리스크’와 ‘트럼프 리스크’에 이어서 ‘시진핑 리스크’가 새롭게 출현했다. 국내정치의 위험이나 위기가 가중될수록, 이를 해소하기 위한 출구는 국제정치를 향할 수 있다. 동북아 ‘카오스 시대’를 열 가능성이 있는 리더들로 인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지금부터 서둘러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
 
필자: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중국 차하얼(察哈尔)학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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