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스타트업의 메이저리그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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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입력 2018-01-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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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조원 펀드는 제1탄... 그 다음은 1000조원 펀드 조성

손정의(孫正義)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설립한 10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IT 투자 펀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 담긴 구상과 의미를 밝혔다.

손 회장은 4일 닛케이산교(日經産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0조원의 투자는 강력한 선수들을 선발해 상승(常勝) 군단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며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제공=소프트뱅크) 


손 회장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방침을 미국 메이저리그에 빗대어 설명한 이유는 손 회장 자신이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에서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실제 경쟁을 펼치는 곳은 야구장이 아닌 정보통신기술(ICT)이다. ICT를 두고 경쟁하는 운동장은 기술의 진화에 따라 세계를 변화시키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곳이다. 손 회장은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 투자하면서 강력한 스타트업군(群)으로 묶는 ‘군전략(群戰略)’을 펼치고 있다.

손 회장은 인터뷰에서 “스타트업군을 만들기 위해서는 100조원으로는 부족하며 이 자금도 2년이면 고갈되기 때문에 이것은 제1탄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1000조원 규모의 새로운 펀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손 회장은 “1000조원 규모의 펀드 설립을 실현하기 위해 현 시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추진해 온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전 세계 스타트업에 대한 연간 투자 규모와 맞먹는다. 대표적인 투자처는 차량공유 업체 우버, 자율주행 영상처리 업체 엔비디아, 위성통신 업체 원웹, 로보틱스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의료기술 업체 가던트 헬스 등 분야도 광범위하다.   

소프트뱅크에 따르면, 각 업체에 평균 1조원이 투입됐다. 차량공유업체 우버처럼 10조원이 넘는 투자도 있었지만, 투자 대상이 대부분 스타트업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손 회장은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도 제시했는데, 그것은 바로 '기업가의 자질'이다. 손 회장은 "거대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업가의 비전과 최상급의 엔지니어를 끌어 모을 수 있는 기업가의 리더십을 눈여겨본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기업가가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기업가 자신이 전문가일 경우 자신보다 더 우수한 인재를 인정하지 않게 돼 기업 성장에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수많은 루키들을 우리의 무리 속으로 끌어와 루키들이 서로를 자극하며 자기발전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 100조원 펀드가 노리는 것"이라며 "지금부터가 진짜 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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