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청자 ‘심판행세’ 금지…내년부터 ‘렉시법’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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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7-12-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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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시 톰슨.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지난 4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4라운드.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렉시 톰슨(미국)은 시청자의 TV 제보로 4벌타를 소급 적용 받아 눈물을 흘리며 우승을 놓쳤다.

전날 3라운드 경기 중 규정을 위반했다는 TV시청자 제보가 결정적이었다. 톰슨은 17번 홀(파3)에서 약 50cm 파 퍼트를 앞두고 공을 주워 마크한 뒤 다시 공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2.5cm정도 공을 홀 쪽으로 가깝게 붙였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오소 플레이에 의한 2벌타를 부과했고, 스코어카드 오기에 따른 2벌타를 추가해 총 4벌타를 한 번에 받았다. 눈물을 보인 톰슨은 결국 연장 승부 끝에 유소연에게 우승을 내줬다.

이후 톰슨의 발목을 잡은 ‘시청자 제보 벌타 사건’은 논란이 됐다. 더 이상 이 같은 상황으로 갑론을박 할 일이 없어졌다. 일명 ‘렉시법’이 확정됐다. 2018년부터는 TV시청자 제보가 인정되지 않는다. 또 스코어카드 오기도 예외 규정을 둔다.

국제 골프 규칙을 제정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R&A는 11일(현지시간) 2018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새로운 골프 규칙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TV시청자의 제보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선수의 규정 위반을 적발하거나 해당 벌타를 부과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된다. 대신 한 명 이상의 경기요원을 모니터 요원으로 배치, 경기 중계 화면을 통해 규정 위반이 발생하지 않는지 감독하도록 했다. 또 이때 쓰는 모니터 대상은 대회 공식 중계사가 제공한 화면으로 한정하며 갤러리 등 개인이 별도로 촬영한 영상은 인정되지 않는다.

또 골프 규정 6-6d의 예외 규정도 변경됐다. 기존에는 홀에 대한 스코어의 오기에 관해 ‘경기자가 어느 홀에 1타 또는 그 이상의 벌타를 포함하지 않아서 실제 타수보다 적은 스코어를 제출하였으나, 그 경기자가 스코어 카드 제출 전에 규칙 위반을 몰랐을 경우는 경기 실격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적용규칙에 정해진 벌을 받고 경기자가 규칙 6-6d를 위반한 각 홀에 2벌타를 추가한다’고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규정의 후반부가 ‘그런 상황에서는 적용규칙에 정해진 벌을 받으나, 규칙 6-6d 위반에 대한 추가의 벌은 없다’고 바뀐다.

이번에 바뀐 골프 규칙을 톰슨의 사례에 적용하면, 일단 TV시청자 제보가 인정되지 않아 벌타 자체를 받지 않는다. 만약 오소 플레이에 따른 2벌타를 받았더라도 스코어카드 오기로 인한 2벌타는 추가되지 않는다.

USGA의 규정 관련 디렉터를 맡은 토머스 페이절은 미국 골프닷컴과 인터뷰에서 “이번 규정 개정이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당신들이 본 것은 우리도 본 것’이라는 점이다. 팬으로서 선수들의 경기를 즐기고, 규정 적용은 대회장 안에서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맡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억울함을 호소했던 톰슨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USGA와 R&A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나와 같은 일을 겪는 선수가 나오지 않게 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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