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러시아 평창 참가 불허 ‘철퇴’...개인 자격 출전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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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7-12-0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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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핑으로 국가가 올림픽 출전 징계를 받은 것은 러시아가 최초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IOC 집행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2018 평창동계올림픽 시상식에서 러시아 국가를 들을 수 없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불허했다.

IOC는 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선수단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집행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에 충격을 던진 러시아의 도핑 조작을 두고 “올림픽 정수를 향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며 강도 높은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러시아 국가 대표 자격으로는 참가할 수 없지만 약물 검사를 통과한 러시아 선수는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설 수 있다.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의 일원으로 개인전과 단체전 경기에 참가한다. 하지만 러시아란 국가명과 러시아 국기가 박힌 유니폼 대신 'OAR'과 올림픽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는다. 러시아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면 시상대에선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연주된다.

IOC는 이번 출전 금지 결정을 통해 약물 사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IOC가 한 국가를 대상으로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린 것은 1964∼1988년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한 이후 처음이다.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도 종전 후 올림픽에 초대받지 못했다. 도핑 문제로 나라 전체가 올림픽 출전 징계를 받은 것은 러시아가 처음이다.

러시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위원장 알렉산드르 쥬코프는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집행이사회에서 연설하며 “자국을 대표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는 올림픽 운동의 본질에 반하며 올림픽의 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러시아는 이날 IOC 집행위원회에서 여자 피겨 싱글 세계 1위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에게 러시아 측 입장을 밝히도록 하는 등 출전 정지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그간 자국 선수들에게 러시아 국기를 달지 못하게 하는 것은 모욕적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러시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러시아는 여자 피겨, 아이스하키, 봅슬레이 등에서 강세를 보이는 전통적인 동계스포츠 강국이다. 러시아의 불참은 평창동계올림픽 흥행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러시아의 국가 주도의 광범위한 도핑 조작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직전에 터진 리처드 맥라렌 보고서로 드러났다. 캐나다 법학자 맥라렌이 이끈 WADA 위원회는 러시아가 2011∼2015년 30개 종목에서 자국 선수 1000명의 도핑 결과를 조작했다고 폭로했다. 러시아반도핑기구가 선수들의 소변 샘플과 혈액 샘플을 빼돌리고 바꿔치는 수법으로 조작에 앞장섰다.

사무엘 슈미트 전 스위스 대통령이 이끈 IOC 조사위원회는 지난 17개월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자행된 러시아 선수단의 조직적인 도핑 조작 사건을 조사하고 이날 IOC 집행위원회에 여러 제재를 권고했다. IOC 집행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즉각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자격을 정지하고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불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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