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장기금리 급등에 바이백 2배 확대…30년물 금리 급락

  • 9월 9일부터 10~30년물 대상…전문가 "장기채 매도세 뒤집긴 어려워"

미 워싱턴DC의 재무부 청사 사진AFP·연합뉴스
미 워싱턴DC의 재무부 청사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국채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전격 확대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장기물 국채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10∼30년물 국채를 대상으로 한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달러(약 2조7754억원)에서 최소 40억달러(약 5조5600억원)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확대 대상은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국채다. 확대된 바이백은 오는 9월 9일부터 시작해 11월 4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재무부는 장기물 바이백 과정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매도 제안이 꾸준히 대규모로 들어온 점을 확대 배경으로 들었다.

국채 바이백은 재무부가 시장에 유통되는 기존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제도다. 최근 발행돼 거래가 활발한 지표물보다 유동성이 떨어지는 비지표물(off-the-run)을 매입해 국채시장의 원활한 거래를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발표 직후 장기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약 10bp(1bp=0.01%포인트) 떨어진 5.189%까지 내려갔다. 전날에는 장중 5.337%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바이백 발표 이후 하락 폭을 키웠다.

재무부가 장기금리 급등 직후 예정에 없던 바이백 확대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유동성 지원 이상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로이터는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막대한 정부부채, 장기화한 미·이란 충돌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채권 매도세를 촉발해 장기 차입 비용을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나왔다고 전했다.

존 브릭스 나티시스 북미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국채금리가 지나치게 오르면 재무부가 이에 맞서려 할 것이며 이제 어느 수준에서 재무부가 부담을 느끼는지도 알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바이백 확대만으로 장기금리의 추세적인 상승세를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의 캐머런 크라이스 매크로 전략가는 이번 조치가 "재무부가 장기금리를 우려하며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면서도 바이백 규모 확대만으로 장기물 매도 흐름 자체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단기간에 끝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미·이란 충돌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재정적자,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장기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빅테크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도 국채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금리가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로버트 팁 PGIM 크레디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채권시장 움직임을 기본적으로 정상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재정 상황도 장기금리 하락을 어렵게 하는 구조적인 요인이다. 정부 내부 계정을 제외한 미국의 공공 보유 연방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100%까지 불어나 2차 세계대전 직후 수준에 근접했다. WSJ에 따르면 연방정부 세입의 약 5분의 1이 이미 이자 지급에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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