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상과 범중화권①] 로이 따이록 홍콩교육대 부총장 “30년 동안 제자리걸음 일국양제 정책, 이제는 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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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윤이현 기자
입력 2017-12-0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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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국과 범중화권 국제회의'에서 로이 따이록 홍콩교육대학 부총장이 '일국양제의 긴장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국립인천대 중국학술원 제공]


한·중 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중국 대륙에 대한 시각을 범중화권(대만, 홍콩·마카오, 동남아시아)으로 넓혀 중국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하고,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1일 국립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이 주관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공동주최한 ‘한국과 범중화권 국제회의’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는 △중국의 부상과 범중화권 △중국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함의와 평가 △범중화권 언론인 라운드테이블 : 시진핑(習近平) 신(新)시대의 함의 △범중화권과 한·중 관계 등 4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제1세션 '중국의 부상과 범중화권'에서는 로이 따이록(呂大榮) 홍콩교육대 부총장, 전인갑 서강대 인문과학연구소장, 유쥔하오(游俊豪) 싱가포르 난양(南洋)이공대 화이관(華藝館) 관장, 허쥔즈(何俊志) 중산(中山)대 광둥(廣東)·홍콩·마카오 발전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석해 중국의 대외 정책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지난 30년 동안 양측은 많은 교류와 발전이 있었다. 앞으로 꾸준한 상생을 위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정책도 미래에 부응하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로이 따이록 홍콩교육대 부총장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 받은 이후 중국이 시행한 일국양제 체제의 장단점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로이 부총장은 “중국은 일국양제라는 하나의 큰 틀에서 두 지역을 모두 만족 시켜야 하는 복잡한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영국식 민주주의 체제를 150년 넘게 유지한 홍콩과 공산당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은 아직도 서로 간 많은 갈등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 반환과 관련한 구체적인 협의는 1982년 9월 마거릿 대처 영국 수상이 덩샤오핑(鄧小平) 주석을 만나면서 시작됐다”며 “협의 결과, 중국 정부는 홍콩 반환 이후 50년간 홍콩의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50년 불변(五十年不變)’의 원칙과 일국양제 정책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로이 부총장은 “일국양제는 중국과 영국 양국의 정치적 타협 결과”라며 “이는 단순히 중국과 영국 간의 협의였으며, 정작 홍콩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 체제속에서 50년 불변 원칙을 약속했지만, 공산당과 사회주의 체제에 거부감이 컸던 홍콩인들은 이를 믿지 않았다.

로이 부총장은 최근 양측 사이에 여러 갈등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원인을 중국 정부의 정적인 정책에 있다고 꼬집었다. 1997년 이후 중국과 홍콩은 계속 변하고 있는데 일국양제 정책은 항상 제자리 걸음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1980년대 당시 홍콩 반환 계획을 준비하고 있던 홍콩은 지금 중국의 급격한 부상을 예측하지 못했다”며 “당시 중국은 홍콩의 화려한 1980년대 위상에만 집착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 부총장은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아직 일국양제 체제를 대체할 만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부터라도 양측의 상황에 맞게 체제를 재설계해야 추후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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