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 칼날에 노조 눈치까지…금융업계 '이른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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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안선영 기자
입력 2017-11-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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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금융그룹 제공]


KB금융지주가 '설문조사 조작'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했고, 금융감독원에서 시작된 금융권 채용비리 후폭풍은 우리은행을 구심으로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다른 주요 은행들도 각종 비위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은행권 내부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사법부의 수사가 연달아 진행되자 금융사들은 앞으로 당국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경영 불안 가속화… 경영 공백도 불가피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영등포경찰서는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사에서 노조 업무를 담당하는 HR본부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KB금융그룹노동조합협의회(KB노조)가 지난 9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경찰에 고소한 데 따른 조치다. 노조는 윤 회장 연임에 대한 온라인 찬반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찬성표에 중복 투표해 결과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면서 KB 측은 회장 연임을 앞두고 있는 윤 회장에 불똥이 튈지 우려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9월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이후 오는 20일 임시 주주총회 통과만 앞두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검찰 수사를 기다리고 있는 신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150명을 공채하면서 16명을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등을 특혜 채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2일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수장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의 경영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권에 대한 사정한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첫 시작은 지난 3월 주가 조작 혐의를 받는 BNK금융이다. 성세환 BNK금융 회장이 4월 구속됐고, 이로 인한 BNK금융지주의 경영공백 사태는 5개월이 지나서야 일단락됐다.

9월에는 금감원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 감사원이 2016년 금감원 신입 공채 과정에서 특혜 채용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현재 금감원 간부에게 채용 청탁을 한 혐의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용환 회장의 청탁 연루 혐의가 사실화되면 교체가 불가피하다.

◆ 문재인 정부의 '親勞'… 입김 세진 금융노조

금융노조의 주장은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정책 기조 이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KB노조는 하반기 들어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반대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경영진이 스스로 연임을 결정하는 구조는 불합리하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없이 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등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도 최순실씨와 친분이 있는 인사를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 특혜를 줬다는 의혹으로 노조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수출입은행 노조가 은성수 신임 행장의 출근길을 저지해 논란이 됐다. 수은 노조는 은 행장이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으로 재직할 때 성과연봉제를 추진했다는 등의 이유로 11일부터 수은 본관 출입문을 막은 채 출근을 막고 있다. 이 때문에 은 행장의 공식 취임식이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물리력을 동원한 전형적인 갑질"이라며 "노조의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구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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