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가 뒤흔드는 성추문..국방장관 사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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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11-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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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사퇴한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부 장관 [사진=AP/연합]


미국에서 시작된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too) 캠페인이 영국 정가를 뒤흔들고 있다. 1일(현지시간)에는 마이클 팰런 현직 국방부 장관이 성희롱 스캔들 속에서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BBC와 가디언 등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팰런 장관은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보낸 사직서를 통해 "최근 나를 포함해 여러 하원의원들에 관한 여러 주장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과거 나의 행동은 영국군이 기대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여성 언론인 줄리아 하틀리 브루어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15년 전 보수당 만찬장에서 한 내각 차관이 “몇 번이나 다리에 손을 올려놨다”고 밝혔는데, 당시 차관이 팰런 장관인 것으로 드러났다.  

팰런 장관은 추가 폭로를 우려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직접적인 대답을 하는 대신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10년, 15년 전에는 용인될 수 있던 일들이 이제는 분명히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메이 총리는 팰런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다만 팰런 장관은 의원직은 유지할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2일(현지시간) 신임 국방장관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국무장관 대미언 그린 국무장관도 과거 성추행 사건이 폭로되면서 사임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메이 총리의 측근인 그린 장관은 보수당 연구원인 케이트 멀트비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린 장관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데 메이 총리는 이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마크 가니어 국제통상부 차관 역시 2010년 여성 비서에게 성인용품 심부름을 시킨 사실이 알려져 조사를 받고 있다. 보수당 내에서만 십여 명의 의원들이 성추행 등 부적절한 행위를 저지른 의원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도 한 여성은 런던 지역매체인 이브닝스탠다드와의 인터뷰에서 보수당 의원이 의회 사무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등 성추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메이 총리는 올해 총선에서 과반확보에 실패해 정권 기반이 약한데다가 성추문까지 잇따르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메이 총리는 엄중 단속을 경고하면서 부적절한 행동을 조사하고 독립기구를 통해 관련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야당인 노동당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벡스 베일리라는 여성은 BBC에 6년 전 자신이 19살이었을 때 노동당 의원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즉각 조사를 지시했다.

전 의회 인턴으로 근무했던 남성 제임스 그린할은 BBC에 2011년 의회 근처 술집에서 전직 의원이 자신을 껴안으면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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