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북핵發 셀 코리아…코스피 3년 만에 가장 긴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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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7-09-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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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들어 1조6292억원어치 팔아…긴 추석 연휴도 부담

  • 내달 10일 노동당 창건일 전후 도발 없으면 분위기 전환

북핵 리스크에 놀란 외국인이 주식·채권을 비롯한 원화자산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돼 실적장세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이런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역대 가장 긴 추석 연휴도 부담을 주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9월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주식을 1조6292억원어치 팔았다. 코스피는 이날 간신히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추락하며 3년 만에 가장 긴 약세를 기록했었다.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속수무책이다. 이날에도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을 136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쉽사리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긴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적극적인 매수를 꺼리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더 불안하다. 준안전자산으로 인식해온 원화채권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26~27일 이틀 동안에만 현물 채권을 3조원가량 순매도했다"며 "대부분 5년과 10년짜리 중장기채에 순매도가 집중됐다"고 전했다. 그는 "같은 기간 선물시장에서는 3년 국채선물을 약 2만8000계약 순매도했다"며 "10년 선물도 규모는 작았지만 9영업일 연속 매도세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북핵뿐 아니라 미국이 오는 12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도 원인으로 꼽힌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물 채권을 팔아치우는 외국인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며 "환율과 금리 간 상관관계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이탈을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8.4원 오른 1149.1원을 기록했다.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다. 장중에는 1150.0원까지 뛰기도 했다.

그나마 실적 전망은 밝다. 코스피에 속한 172개 주요 상장사는 3분기 영업이익을 1년 만에 약 48% 늘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매출과 순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11%, 5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탓에 외국인 이탈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적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주가가 크게 뛴 종목 비중을 일시적으로 조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되면 외국인 이탈이 완화될 전망"이라며 "추석 연휴가 길기 때문에 주식을 매도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로 크게 도발하지 않는다면 분위기 전환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에서도 심각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단에 접근할 경우 도리어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국채 10년물이라면 2.4%를 상단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강승원 연구원은 "변동성이 커져 위험관리는 물론 필요하다"며 "하지만 본격적인 자본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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