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정상회의 앞두고 중국·인도 국경분쟁 극적 합의

지난 6월 상하이협력기구에서 회동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모디 인도 총리. [사진=신화통신]
 

중국과 인도 양국이 두달 넘게 이어온 군사적 대치를 끝내기로 극적 합의했다. 내달 초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5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진만큼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28일 인도매체 NDTV에 따르면 인도 외교부는 이날 "양국 분쟁 해결을 위한 외교적 대화를 진행했다"면서 "도카라(중국명 둥랑·부탄명 도클람) 지역에 배치된 양국 군대를 신속하게 철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도카라 지역에서 병력 철수가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2시 30분에 인도 측이 월경 인원과 장비를 모두 인도 측으로 철수했고 중국 현장 인원들이 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인도와 우호 관계 발전을 중요시하고 있다"면서 "인도는 중국 측과 함께 영토 주권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화 대변인은 그러나 중국군의 둥랑 지역 철수 여부와 관련, "중국 측의 변방 부대는 계속해서 둥랑 지역에서 순찰하고 주둔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이번 사건을 평화적으로 해결한 것이 중국과 인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과 인도 양국이 중국 샤먼에서 내달 3일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을 앞두고 전격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는만큼 성공적인 회의 개최를 위해 중국이 인도와 모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중국과 인도간 국경분쟁은 지난 6월 16일 중국-인도-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둥랑 지역에 중국군이 도로를 건설하면서 불거졌다. 부탄과 동맹조약을 맺은 인도는 중국이 도로 건설을 시작한 곳이 부탄 영토에 속한다고 주장하며 곧바로 병력을 파견, 양국간 팽팽한 대치가 두달 넘게 이어졌다.

중국이 인도에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이달초 미사일과 탱크 등을 배치해 화력을 대폭 강화하자 인도도 병력을 4만5000명까지 늘리며 무력충돌 위험이 고조됐었다.  여기에 지난 15일엔 중국과 인도간 또 다른 접경지역인  라다크 동부 지역 판공 호수 인근에서 양국 군인간 투석전이 벌어지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