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으로 통신비 인하... 총무성과 미래부의 엇갈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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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입력 2017-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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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 알뜰폰을 통신시장에 투입해 경쟁활성화를 이끈 일본 총무성과 시장에 직접 개입해 알뜰폰의 숨통을 조이는 미래창조과학부 정책이 대비를 이루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이동통신 2위 사업자 KDDI는 10일 알뜰폰과 동일 수준의 새로운 저가 스마트폰 요금제를 선보이며 알뜰폰과의 경쟁을 본격 선언했다. 통신시장에 알뜰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자사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 자발적으로 내놓은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KDDI는 이날 알뜰폰과 비슷한 수준인 월 1980엔(약 2만원)으로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요금제와 기존 요금제에서 1500엔(약 1만5000원)을 인하한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통신비를 대폭 인하하는 대신 단말기 지원금은 없앴다. 

특히 속도 제한이 없는 데이터 20GB와 무제한 통화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월 6500엔(약 6만5000원)에 제공하면서 기존 요금제보다 1만5000원 인하했다.  

일본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내놓은 할인폭으로는 사상 최대치"라며 "KDDI의 이번 통신비 인하는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 등 경쟁사들의 요금체계에도 분명히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DDI가 통신비 인하를 단행한 가장 큰 이유는 알뜰폰의 무서운 성장세다. 알뜰폰은 이통사의 고객을 흡수하며 이동통신 가입자의 10%에 해당되는 1586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최근 대형 마트까지 유통망을 확장시키면서 가입자 증가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총무성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분기(1~3월) 이동통신 서비스에 새롭게 가입한 205만명 중 절반에 해당되는 95만명이 알뜰폰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중 알들폰의 비율은 지난해 2분기에 78%에 육박하기도 했다.

 

(KDDI 제공) 



한편, 국내에선 알뜰폰 가입자가 지난 5월 713만명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지만 올해들어 증가폭이 시들해졌다. 특히 올해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탄 '번호이동'의 감소가 눈에 띤다. 지난달 SK텔레콤에서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 건 수는 2만5255건으로 올해 초 기록한 3만1692건 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KT, LG유플러스부터의 번호이동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올해들어 이통사에서 넘어오는 번호이동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달이 가장 두드러졌다"며 "이는 정부가 통신비 절감대책을 발표하면서 2만원대 보편요금제 출시를 예고해 알뜰폰의 시장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는 정부의 통신비 절감대책으로 이통사의 통신비가 내려가면, 알뜰폰이 내놓은 요금제가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알뜰폰 사업자의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과 도매대가 인하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아직 일본에서 출시한 요금제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분석이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일본처럼 알뜰폰을 투입해 경쟁이 활성화되는 것은 맞는 방향이고, 우리의 기본적인 방향과도 같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통신시장에서 기존 경쟁영역을 봤더니 경쟁이 활성화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통신비 절감대책을 내놓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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